밴스는 이스라엘 비판, 루비오는 옹호…트럼프 대이란 노선 '온도 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중앙 뒤에선 JD 밴스 부통령좌측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우측 사진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중앙) 뒤에선 JD 밴스 부통령(좌측)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우측) [사진=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의 종전 합의를 두고 일치된 입장을 강조하고 있지만,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최근 발언이 일부 현안에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과 이란 후속 협상, 걸프 국가들의 이란 재건 지원 문제를 놓고 두 사람의 접근법이 달라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쟁과 종전 합의에 대해 공통된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지만,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최근 발언은 이스라엘 문제를 중심으로 때때로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모두 지난 17일 체결된 미국·이란 예비 평화합의를 설명하기 위해 각각 해외 일정을 소화했다.
 
밴스 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미국·이란 합의를 비판한 이스라엘 측 인사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헤즈볼라 약화를 명분으로 한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민간 기반시설 폭격이 미국 주도의 평화 노력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루비오 장관은 이번 주 걸프 지역을 순방하며 이스라엘의 레바논 군사작전을 방어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헤즈볼라 공격에 대한 정당한 대응’으로 여러 차례 설명했다. 밴스 부통령의 비판에 대한 질문에는 직접 답변을 피한 뒤, 헤즈볼라가 이번 주 이스라엘 검문소를 공격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란과의 관계 설정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밴스 부통령은 스위스에서 이란 측과 후속 협상을 진행한 뒤 협상 상황을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걸프 국가들이 이란 재건 비용을 지원할 가능성과 미국·이란의 협력적 관계 전환 가능성도 언급했다. 25일 공개된 인터뷰에서는 “미국이 카타르에 이란 정보 당국자를 초청해 미 국방부와의 충돌 방지 연락관 역할을 맡기려 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을 방문해 ‘미국·이란 잠정 합의가 이란에 지나치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동맹국들의 우려를 달랬다. 루비오 장관은 24일 걸프 국가들에 “이란 재건 비용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가능성은 ‘아직 먼 이야기’”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26일 역내 당국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어떤 합의든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합의를 원하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합의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두 사람의 발언 차이가 외교정책 이견으로 해석되는 데 선을 그었다. 백악관은 “하나의 진영만 있다.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진영”이라고 밝혔고, 국무부도 “두 사람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26일 기자들에게 “모두가 대통령 뒤에 정렬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공화당 내부의 서로 다른 외교 노선을 대표하는 인물로도 평가된다. 밴스 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해외 전쟁이 미국인의 생명과 재정을 낭비한다는 입장을 자주 밝혀왔다. 반면 루비오 장관은 상원의원 시절 이란, 러시아, 쿠바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대표적 매파로 분류됐다.
 
두 사람은 모두 2028년 대선 잠재 주자로 거론된다. 이번 발언 차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협상뿐 아니라, 향후 공화당 외교정책의 방향을 둘러싼 경쟁을 보여주는 장면으로도 해석된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현재의 이란 충돌이 미국을 더 강한 위치에 올려놨다고 보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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