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하이브리드(HEV)가 친환경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가운데 완성차 업계가 다음 승부처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정조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줄줄이 신차 출격을 예고하며 국내 시장에서 'HEV 다음은 PHEV'라는 흐름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2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서 PHEV는 아직 존재감이 미미하다. 지난해 PHEV 판매량은 1만3619대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 81만3218대의 1.7%에 그쳤다. 같은 기간 HEV는 57만6521대가 팔리며 전체의 70.9%를 차지했다. 친환경차 수요가 빠르게 늘었지만, 시장의 중심축은 여전히 HEV에 쏠려 있는 셈이다.
HEV가 PHEV보다 먼저 대중화된 배경에는 가격과 편의성이 자리한다. HEV는 별도 충전 없이 주유만으로 운행할 수 있어 기존 내연기관차와 이용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전기차처럼 충전 인프라를 따로 고려할 필요가 없고, PHEV보다 차량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다만 최근 들어 존재감이 적던 PHEV가 고유가 흐름과 맞물려 주목받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연료비 부담이 커진 만큼 전기 주행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차량에 관심이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HEV보다 긴 전기 주행거리를 확보하면서도 전기차보다 낮은 충전 부담이 장점으로 꼽힌다. 도심에선 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장거리 이동 시에는 내연기관을 활용할 수 있어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중국 비야디(BYD) 역시 한국 시장에서 첫 PHEV 모델을 내놨다. 그간 '아토(Atto)3' 등 순수전기차 중심의 판매 전략을 펼쳐왔지만, 이날 개막한 2026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PHEV 모델인 '씨라이언6'를 공개하며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BYD가 아예 HEV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국내에서 이번 PHEV 모델을 계기로 시장 공략을 가속할 전망이다. BYD코리아는 올해 전기차보다 PHEV를 약 3배 더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G모빌리티(KGM)의 경우 내년 SUV PHEV 모델인 'SE10' 출시로 2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연간 판매량 6만대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출시 시점은 내년 1월로 예상되며 이는 KGM이 추진하는 2030 신차 로드맵 'KGM 포워드' 전략에 따라 선보이는 첫 번째 모델이 된다. 2030년까지 친환경차 7종을 출시하는 게 이 전략의 골자다.
이처럼 완성차업계는 PHEV로 시야를 돌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HEV를 대체하기보다는 친환경차 선택지를 점차 넓히는 방식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HEV가 이미 대중적 수요를 확보한 만큼 PHEV는 전기차 전환 전 단계에서 고효율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 중심으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BYD 같은 기업이 가성비 전략으로 PHEV 라인업을 강화하면 점차 소비자 인식이 개선되며 니즈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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