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삼전닉스 '버블론' 성급하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시장 불안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 대한 '버블론'도 제기된다. 하루에도 수십조원씩 시가총액이 증발하거나 늘어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너무 오른 것 아니냐',  '차익 실현 타이밍 아닐까' 등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 등락만 놓고 보면 간과하기 쉬운 게 있다. 주가는 결국 기업 가치의 발현이라는 점이다. 거품인지 여부를 판단하려면 주가가 아니라 이익 창출 능력을 먼저 봐야 한다. 버블론의 근거로 자주 거론되는 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압도적인 시가총액 비중이다. 최근 두 회사가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사실상 국내 증시를 좌우하는 구조다.

다른 숫자도 함께 봐야 한다.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은 600조~630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중 두 회사 비중은 76%로 집계됐다. 실적 기반으로는 시가총액 비중이 더 높아져도 이상할 게 없다. 투자자 기대만으로 주가가 오르는 게 아니라 실제 이익 창출 능력이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사진챗GPT 생성
[사진=챗GPT 생성]


기존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PC  등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경기순환 산업으로 분류됐다. 호황과 불황이 반복됐고 투자자들은 사이클을 살피며 투자 결정을 했다. 

생성형 AI와 데이터센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BM은 사실상 AI 산업의 필수 인프라가 됐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은 AI 서버 증설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AI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함께 늘어난다.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B증권은 2026~2028년 삼성전자가 거둘 영업이익을 1471조원으로 예상했다.

낙관론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중국의 기술 추격,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은 언제든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HBM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경우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가 역시 중간중간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조정 가능성과 버블론은 다른 얘기다. 버블은 실적과 무관하게 가격만 비정상적으로 치솟는 현상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증가세가 주가 상승 속도를 상회한다는 평가가 많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비교하면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저평가 영역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단순히 시가총액 비중만 놓고 거품을 논하기 어렵다. 오히려 AI 시대 핵심 수혜 산업인 반도체 실적이 증시를 견인하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에 가깝다.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60~70%를 담당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정당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두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게 우려스럽다면 답은 분명하다. 그만 한 이익과 가치를 창출할 새로운 산업과 기업을 키워야 한다. 시장은 기대가 아니라 이익을 따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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