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의 핵심 변수로 꼽히는 긴급운영자금(DIP금융) 1000억원 조달이 보증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내달 3일로 다가왔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의 자금 지원 검토는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 범위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MBK는 아직 메리츠금융에 DIP금융 1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과 관련한 공문이나 구체적인 계획서를 전달하지 않은 상태다. DIP금융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 법원 승인을 받아 조달하는 신규 운영자금이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유동수·민병덕·김남근·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면담한 뒤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을 전제로 1000억원 규모 DIP금융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MBK가 추가 보증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메리츠금융이 요구하는 보증 주체와 범위, 법적 효력을 둘러싼 구체적인 협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아직까지 MBK로부터 관련 절차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은 보증 범위와 법적 효력 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 실행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가 자금 지원이 주주 반발과 배임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메리츠금융 주주들은 홈플러스 DIP금융 지원에 반대하는 내용의 주주 서한을 제출한 바 있다.
반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측은 회생 절차의 안정적인 마무리와 영업 정상화를 위해 총 2000억 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하림그룹에 매각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출이 납품 재개 후 열흘 만에 이전보다 16% 증가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상품 공급이 정상화되면 잔존 사업 역시 조기 회생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은 1000억원 지원에 대한 보증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자금 투입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특히 MBK가 지난 3월 직접 대여한 1000억 규모 긴급운영자금의 상당 부분이 밀린 급여 지급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규 자금의 실효성을 둘러싼 회의감도 제기된다.
메리츠금융 외에 마땅한 자금 조달 창구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책임 공방을 키우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초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서 MBK, 한국산업은행, 메리츠금융에 각각 1000억원 규모 분담금을 요청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채권단이 아닌 만큼 공적자금을 투입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실상 거절한 상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대주주인 MBK가 보다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다음 달 3일이다. 한 차례 연장되더라도 최종 시한은 오는 9월 3일이다. 한 기업회생 전문 변호사는 "주주(MBK) 측의 구체적인 자금 투입 계획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이 먼저 나서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이 상태가 계속되면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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