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가운데 반대매매 우려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공식 통계로 확인되는 미수거래 반대매매 규모만 최근 두 차례 집계에서 3053억원에 달한 데다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한 ‘빚투’(빚내서 투자) 잔고까지 고려하면 실제 시장이 받고 있는 강제청산 압력은 통계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8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3053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5일 9.1%, 8일 8.2%를 기록하며 평소 1~2%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이 수치가 시장 전체의 반대매매 규모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집계하는 반대매매 통계는 위탁매매 미수거래에 한정된다. 투자자들이 증권사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거래융자나 예탁증권담보융자 계좌에서 발생하는 반대매매 규모는 별도로 공개되지 않는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대표적인 레버리지 투자 수단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수익이 확대되지만 반대로 하락하면 손실도 빠르게 커진다. 일정 수준 아래로 담보가치가 떨어질 경우 투자자는 추가 증거금을 납부해야 하며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다.
실제 국내 증시에 쌓인 신용융자 규모는 역사적 고점 수준이다. 8일 기준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7790억원이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이 28조3265억원, 코스닥시장이 9조4639억원이다. 같은 날 예탁증권담보융자 잔액도 26조550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더하면 64조3413억원으로 빚투 규모는 역대 최고치다.
주가 하락 시 투자자들이 추가 증거금 납부에 실패하면 강제청산 물량이 대거 출회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17조원 가량을 순매수한 만큼 증시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신용거래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담보가치가 빠르게 훼손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증시 상승 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틀간 이어진 폭락의 충격이 워낙 컸던 만큼 이번 반등을 비중 축소 기회로 활용하려는 투자자와 신규 진입 기회로 보는 투자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주중 남은 기간에도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오라클 실적, 스페이스X 상장 이벤트 등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코스피가 7400선을 일시적으로 하회할 수는 있겠다”며 “다만 이는 단기적인 언더슈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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