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나 싱가포르 작가들은 번역서를 많이 갖고 있더군요. 저보다 활동이 적은 작가여도 번역서가 다들 있어요."
은희경 작가는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문학 분과 제3차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K-문학의 해외 진출을 위해 국내 출판사의 번역서 출간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체부 장관 직속으로 출범한 이 위원회의 위원들은 이날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번역 출판 기반을 강화하고, 문학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위원들은 번역 활성화가 K-문학 해외 진출의 핵심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소설가 방현석 위원은 "한국 출판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번역본을 직접 출판할 경우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며 "문학동네, 창비 등 국내 주요 출판사들은 베스트셀러만 내고, 이를 해외에 적극 소개하는 데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문학 생태계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컸다. 위원들은 문학나눔사업 확대, 공공대여권 도입, 국립한국문학관 접근성 개선, 학국문학번역원 직원 처우 개선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인 곽효환 위원은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당시 은평구가 GTX 유치 등 다양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문체부 차원에서 은평구가 약속을 이행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립한국문학관은 2027년 5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독자와 책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전국 규모의 문학 행사를 연계하고, '책의 날' 지정 등을 통해 문학 축제를 체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체부는 이날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정책도 소개했다. 우선 그간 중견작가 위주로 지원했던 창작지원금을 경력단계별(신진 – 유망 - 중견)로 세분화해 맞춤 지원하고, 일자리와 창작공간을 함께 제공하는 ‘문학 상주작가’ 사업의 지원 인원을 확대한다. 또한 신진 작가의 데뷔 무대이면서 동시에 원고료 지급을 통해 수입원 역할을 하는 ‘문예지’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35개 문예지에 각각 연 1600만원 수준으로 지원하던 원고료를 내년부터 48개 문예지, 연 3000만원 수준으로 확대한다.
아울러 한국문학 번역 출판 수요 증가에 대응해 번역대학원대학 개교 시기를 당초 2028년에서 2027년 9월로 앞당기고, '한국고전과 근현대 걸작 기획 번역' 사업을 새롭게 추진한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우리 문학 작품이 해외에서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정부 지원을 늘려 해외 문화원 등에 한국 문학 서적이 충분히 보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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