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美·이란, 협상 중 무력 충돌 재발…중동 정세 다시 '오리무중'

  • 트럼프, 중·러 우라늄 처리안에 부정적…이란은 중국 이전 검토 가능성

  • 美, 호르무즈 위협 이란 군사시설 타격…IRGC "미 공군기지 보복 공격"

  • 양국 충돌에 국제 유가 3% 가까이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출구의 빛이 보이는가 싶던 중동 정세가 다시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아직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까지 재발하면서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내각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대해 "이란은 매우 협상을 성사시키고 싶어 한다"면서도 "지금까지는 그들이 우리가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렇게 되거나 아니면 우리가 그냥 일을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농축 우라늄 처리 등 협상의 핵심 안건에 대한 레드라인을 분명히 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모든 국가가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국제규정상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며 "우리가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이란의 고농축우라늄을 중국이나 러시아가 처리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그건 내가 불편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이란 및 3국에서의 폐기 허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핵 문제를 양보하는 듯했으나 이날은 다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은 이란이 농축우라늄을 중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란이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서 60% 농축우라늄의 중국 이전을 선택지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역시 관련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으며, 중국 외교부도 이란 핵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핵심 쟁점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란은 우라늄 농축권과 농축우라늄 보유권,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 제재 해제 등 레드라인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력 충돌 재발

이 와중에 현재 휴전 중인 양국 간 무력 충돌이 다시 발발했다. 이날 미군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병력과 상업용 해상 교통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는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군사시설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미군이 유사한 위협을 가한 이란 드론 여러 대도 요격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미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미국이 앞서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 공항 인근을 공습했다"며 "현지시간 오전 4시50분 대응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를 보복 조치로 규정했다. 혁명수비대는 "침략이 반복될 경우 더 단호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긴장 고조의 책임은 침략자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공격 수단과 발사 지점, 목표 기지명,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군사적 긴장은 주변국으로도 번지는 모습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쿠웨이트군은 이날 자국 방공망이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폭발음이 들릴 수 있다"며 "이는 요격 작전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요격 대상과 피해 여부, 공격 주체는 공개하지 않았으며, 배후를 자처한 세력도 즉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쿠웨이트는 미군 기지가 있는 곳으로, 이란의 주요 역내 공격 목표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과 함께 경제 제재도 확대하고 나섰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과 이 기관에 협력하는 모든 개인 또는 단체를 특별지정국민 및 차단대상(SDN)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특별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금융거래 등이 금지된다.

따라서 현재 양국이 중재국 카타르에서 종전 합의안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무력 충돌까지 발발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불확실성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를 방증하듯 전날 급락세를 나타냈던 브렌트유 및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28일 아시아 장에서는 3% 가까이 오르고 있다.

로이터는 "미국과 이란이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에 대한 희망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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