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가 5000원 기준 '환산주가' 판도 바뀌었다…SK스퀘어 1위 독주 속 네이버 추락

  • 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통일해 비교…에이피알·한미반도체 등 순위 상승

  • 증권가 "환산주가는 단순 단가 줄 세우기일 뿐…실질 기업 가치는 '시총'으로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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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이미지. [사진=챗GPT]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8000포인트를 돌파한 가운데 상장 주식들의 액면가를 동일하게 맞춰 비교하는 환산주가 상위권 종목들 희비가 갈리고 있다. 반도체·뷰티 관련주가 약진한 반면 플랫폼과 게임주는 순위가 밀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장중 8000선을 터치했던 지난 15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 환산주가 순위에서 SK스퀘어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그 뒤를 이어 에이피알, 삼성물산, 한미반도체, 크래프톤, 삼성전자, SK, 달바글로벌, 네이버, 현대오토에버 순으로 상위 10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환산주가는 상장법인의 액면가를 모두 5000원으로 통일해 주가를 재산정하는 방식이다. 기업마다 각기 다른 액면가로 인해 발생하는 착시 현상을 보정하고 기업의 주당 가격 수준을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도록 돕는 지표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6000포인트를 돌파했던 지난 2월 25일과 비교하면 종목별 희비가 교차했다. 당시 환산주가 순위는 1위 SK스퀘어를 선두로 삼성물산, 에이피알, 크래프톤, 네이버, 한미반도체, SK, 삼성전자, 달바글로벌, 엠앤씨솔루션 순이었다. 약 석 달 사이에 전체 왕좌는 바뀌지 않았지만 10위 내 서열은 재편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해 11월 환산주가 1위로 올라선 SK스퀘어의 독주 체제다. SK스퀘어의 환산주가는 지난 2월 25일 3235만원(종가 64만7000원)에서 5월 15일 기준 5490만원(종가 109만8000원)으로 뛰면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와 더불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힘을 보탠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10위권에서는 주도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K-뷰티 수출 호조세를 탄 에이피알은 환산주가 2020만원을 기록해 삼성물산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고 달바글로벌 역시 9위에서 8위로 한 단계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주인 한미반도체는 2월 기준 6위(1072만5000원)에서 5월 15일 4위(1845만원)로 두 계단 올랐고 삼성전자도 8위에서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와 대조적으로 플랫폼과 게임 대장주들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크래프톤은 기존 4위에서 5위로 밀려났고 네이버는 2월 기준 5위(1265만원)에서 5월 15일에는 9위(1017만5000원)까지 하락하며 상위권 최하단으로 밀려났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의 공세와 인프라 비용 부담 우려 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환산주가 1위를 지키고 있는 SK스퀘어에 대해 반도체 업황 호황과 주주환원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NAV)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가 가파른 주가 상승을 이어가며 동사의 기업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실적 성장이 배당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반영해 NAV 할인율을 기존 35%에서 25%로 하향했다. 특히 SK스퀘어의 높은 주가 탄력도 요인으로 △반도체 밸류체인 내 추가 인수 및 합병(M&A) 등 사업 확장 가능성 △매년 이어지는 자사주 매입·소각(2026년 2100억원 예정) 및 올해 2000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SK하이닉스 대비 낮은 시가총액 비중으로 인한 기관투자자의 수급적 진입 용이성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반면 환산주가 순위가 밀려난 네이버에 대해서는 인프라 비용 부담에 따른 마진율 둔화와 단기 모멘텀 공백을 지적하는 분석이 나왔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1분기 연결 매출(3조2411억원)은 기대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5418억원) 측면에서 마진율이 아쉬웠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컴퓨팅 자산의 감가상각 부담으로 인프라비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며 "올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1조원 규모로 구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어 관련 비용은 연내 지속해서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주가 모멘텀에 대해서는 "금융 당국의 합병 승인이 하반기로 지연되면서 현재는 모멘텀 공백기에 해당한다"며 "하반기 디지털 자산 입법이 가시권에 들어오는 시기가 돼야 시장의 관심이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환산주가 순위에 대해 과도한 의미 부여를 하거나 이를 절대적인 투자 지표로 삼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환산주가 자체가 기업의 실질적인 펀더멘털이나 기업 가치를 대변하는 지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산주가는 해당 주식이 절대적인 금액 측면에서 얼마나 비싼 주식인지를 단순히 비교한 '줄 세우기'일 뿐"이라며 "기업의 진짜 체급과 가치는 주당 가격이 아닌 시가총액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코스피 시가총액 압도적 1위인 삼성전자의 환산주가 순위는 6위에 머물러 있어 환산주가 지표는 단가 착시를 보정하는 참고용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액면분할을 단행하기 전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시절의 주가와 현재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때는 환산주가라는 기준점이 유용하다"며 "액면가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단가 착시를 보정하는 참고용 지표 정도로만 활용해야지, 이를 펀더멘털 지표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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