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특별조정교부금을 '눈먼 돈' 취급하는 지방의원들의 '도덕적 해이'

  • 권익위 제도 개선 권고에도 현장 논란 여전

  • 사업 필요성보다 정치 논리 우선이라는 지적

  • 국민 혈세 투입 구조 전면 점검 필요성 제기

  • 수원·용인 사례 계기로 구조 검증 요구 커져

사진경기도의회
경기도의회 본 회의장 임시회 모습. [사진=경기도의회]

지난해 8월 경기도 내 시·군 지능형교통체계(ITS) 구축 사업과 관련해 현직 경기도의원 3명이 경찰에 구속됐고, 같은 해 9월 검찰에 송치돼 기소됐다. 이들은 ITS 관련 사업자로부터 각각 4000만원에서 2억 8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2026년 2월 1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해당 사업자가 여러 지역의 ITS 구축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방의원들에게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이 우선 배정될 수 있도록 요청해 달라는 취지로 청탁한 정황도 드러났다. 해당 사업자는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먼저 구속 기소됐고, 이후 도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해당 사업자가 사업 확대를 위해 주목한 대상 가운데 하나가 특별조정교부금(이하 특조금) 사업이었다. 특조금은 도지사가 재량으로 시·군에 내주는 돈이다. 이른바 광역단체장의 재량 배분 비중이 높은 예산으로 불린다. 배분 재량권이 그만큼 많아서다. 이를 배분받은 기초단체장도 마찬가지다.

도의원은 지역 주민의 삶에 직결된 도 단위 예산 확보와 정책 추진을 책임지는 만큼 특조금을 확보하고 배분받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 그러다 보니 배분 과정에서 자신의 지역구 사업을 우선시하고 일부 의원들은 이에 개입할 여지가 많다. 더군다나 특조금은 재해 복구나 긴박한 지역 현안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재원이지만 일부 사업에서는 배분 기준과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정치권 의견과 지역 현안 요구가 예산 편성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복수의 지자체에서 진행된 특정 업체와 지방의원 간 연관성 의혹이 제기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 수원시 장안구 일대 일부 특별조정교부금 사업을 둘러싸고 지방의원의 특정 업체 연관 의혹이 제기되면서 소속 정당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안은 현역 경기도의원이 특조금 사업 과정에서 특정 업체를 소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로, 당 차원의 소명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6년 5월 13일 자 아주경제 보도)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 통학로 설치 및 도로 재포장 사업 역시 특조금 배정 과정과 사업 필요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됐다. 해당 사업은 총 4억원 규모로 특별조정교부금 1억원과 특별교부세 3억원이 투입되며,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의 건의를 바탕으로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해 특별조정교부금으로 도내 31개 시·군에 총 4821억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수원시는 447억원, 용인시는 274억원을 배정받았다. 특조금 배분의 재량 범위가 큰 만큼 배정 기준과 집행 과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21년 8월 특별조정교부금 투명성 제고 방안을 의결하고, 행정안전부와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권익위는 지원 제한 사업 여부 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검증 기준을 마련하고,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특별조정교부금 위원회(가칭)'를 각 시·도에 설치해 교부 사업의 적정성을 심의하도록 권고했다.

또 교부 사업 추진 현황과 사업 조건 이행 여부에 대한 사후 점검 강화, 집행 잔액 관리 체계 정비, 위법·부당 집행에 대한 반환·감액 기준 마련, 최종 추경 이후 교부된 특조금 처리 기준 구체화, 정보 공개 확대와 법적 근거 마련 등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특조금 사업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의혹이 반복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원과 용인에서 불거진 특조금 관련 논란 역시 사업 필요성과 배정 과정, 집행 절차 전반에 대한 보다 투명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조금은 다름 아닌 국민의 혈세여서 더욱 그렇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2026_외국인걷기대회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