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자금성 대신 톈탄…中이 트럼프에 전할 메시지는

  • 美 트럼프 방중…'장소'로 본 정치학

  • 풍년 기원의 제단…미중 농업협력 의미

  • '중국식 세계관' 조화·질서 메시지 담아

  • 닉슨도 찾아…미중관계에 특별한 의미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베이징 톈탄공원 앞에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다 사진AP연합뉴스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베이징 톈탄공원 앞에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다. [사진=AP연합뉴스]

중국을 찾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특별히 준비한 일정 가운데 하나는 베이징 톈탄(天壇·천단)공원 참관이다. 9년 전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중 당시 자금성을 통째로 비우며 '황제급 의전'을 선보였던 중국이 이번에는 톈탄으로 초청한 데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자금성에서 남쪽으로 약 7㎞ 떨어진 톈탄은 역대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신성한 장소다. 명·청 시대 황제들은 매년 자금성에서 톈탄으로 행차해 풍년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으며, 이를 통해 하늘의 질서와 인간 세계를 잇는 존재로서 통치 정당성을 드러냈다.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순히 고대 황실의 위엄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적 깊이를 상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번 방중의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가 농업이라는 점도 톈탄 방문의 의미를 더한다. 풍년과 곡식을 기원하던 장소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자리에서 미국산 대두와 곡물, 육류 등 농산물 구매 확대 문제를 자연스럽게 거론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톈탄 방문에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고자 하는 상징적 메시지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 있다. 톈탄의 건축 양식에는 하늘의 질서를 중시한 고대 중국의 세계관과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사상,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강조하는 천인합일(天人合一) 정신이 반영돼 있다.

황제의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는 자금성과 비교하면, 톈탄은 조화와 질서, 공존의 의미를 더욱 부각하는 공간으로 평가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일방주의는 하늘의 질서에 어긋난다'는 메시지를 중국이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의미로 읽힌다"고 진단했다.

톈탄은 미·중 관계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따르면 '미중 데탕트' 시대를 열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미국 현직 대통령 최초로 방중했을 당시 톈탄공원을 찾았다.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로 불리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10번 이상 방문할 정도로 애정을 보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주요 의전 장소가 9년 전 자금성에서 톈탄으로 바뀐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다소 달라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 소장은 "톈탄은 황제의 권력을 하늘에 '빙의'하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중국이 구축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미국의 상대적 위상 변화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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