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가 되니 사람을 표현하고 싶네요. 제 생각을 담은 사람을요." (배우 박근형)
1959년, 중앙대 연극영화과 학생이던 박근형은 연극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 역을 맡았다. 그로부터 67년이 흐른 2026년, 여든여섯의 원로 배우는 다시 한번 같은 배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박근형은 12일 서울 종로구 놀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샤일록을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막을 올리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박근형은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으로 단독 원캐스트로 무대에 선다. 베니스의 법과 질서를 상징하는 공작 역에는 신구가 출연한다. '고도를 기다리며' 이후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두 원로 배우의 재회란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가 크다.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원작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오늘의 관객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각색됐다. 특히 샤일록을 단순한 악인이 아닌, 인간적인 모습으로도 풀어내 '저렇게 될 수밖에 없겠구나'란 감정을 일으키도록 했다.
오경택 연출은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고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샤일록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유대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차별과 박해를 받은 샤일록의 모습을 통해 선이 악을 승리하는 희극적인 결말로만 보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지 않나라는 지점에서 '희곡으로 시작해 비극의 질문으로 끝나는 법정극'이라고 장르를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형은 이날 간담회에서 상업극과 창작극 성장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 작품이 1000여석의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 오르는 것에 대해 "상업극으로 가는 길목의 첫 발걸음"이라고 강조하며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고전을 반복해서 무대에 올릴 수밖에 없는 한국 연극계의 씁쓸한 현실에 대해서도 짚었다. "저와 신구 형님이 고전을 계속 공연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위상에도 불구, 불행하게도 창작극이 없기 때문이에요. 문학에서는 노벨문학상을 타고 있는데, 연극에서는 희곡을 일으켜 세울 움직임이 너무 없었죠. 다른 부문에서 종사하다가 연극으로 돌아오니, 50~60년대와 변함이 없더군요. 우리의 창작 희곡이 꼭 필요해요."
두 원로 배우는 연극의 내일을 위해서 계속 무대에 오른다. '고도를 기다리며' 기부 공연을 계기로 시작된 청년 연극인을 위한 '연극 내일 프로젝트'가 계속되는 게 두 원로 배우의 희망이다. 박근형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청년 연극인들을 위해 학교보다 빠른 길로 갈 수 있는 교육기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게 연극 내일 프로젝트"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후원해서 어떻게든 잘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을 말했다.
"정통연극을 많이 할 생각이에요. 창작 희곡이 있다면 더 말할 나위 없고요."
공연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7월 8일부터 8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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