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 트럼프식 '전쟁의 신앙화' 정면 비판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교황 레오 14세가 이란 전쟁을 둘러싼 미국 정부의 종교적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그는 특정 인물은 거명하지 않았지만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군사행동을 신앙으로 정당화하는 논리를 문제 삼았다.
 
레오 14세는 10일(현지시간) 엑스(X)에 올린 글에서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과거에 칼을 들었고 오늘날에는 폭탄을 떨어뜨리는 이들의 편에 서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군사 행동은 자유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며 “평화는 공존과 대화를 끈기 있게 증진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그는 또 다른 메시지에서 전쟁을 ‘신성모독’이라고 규정하며 민간인 희생을 강하게 비판했다.
 
외신들은 이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쟁에서 ‘하나님이 우리 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헤그세스 장관도 이번 충돌을 종교적 표현으로 설명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은 레오 14세가 종교를 전쟁 정당화 수단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봤다.
 
레오 14세는 최근 들어 발언 메시지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그는 지난달 말에도 “전쟁을 일으킨 지도자의 기도를 하느님이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고, 며칠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진정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교황과 트럼프 행정부의 충돌설을 둘러싼 외교 갈등 보도는 일부 엇갈린다. 펜타곤과 바티칸 고위 인사 간 회동이 긴장 속에 이뤄졌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바티칸과 미국 측은 공개적으로는 관계 이상설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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