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부산시장 "남부권 혁신 엔진 부산...국가균형발전 견인"

  • 속도보다 방향, 실질적 자치권 확보가 행정통합의 핵심

  • 전력반도체 등 9대 전략산업으로 체질 개선

사진부산시
[사진=부산시]


부산 지도가 바뀌고 있다. 과거 조선과 항만, 물류에 의존하던 '올드 시티'의 허물을 벗고 AI와 전력반도체, 퀀텀 플랫폼이 꿈틀대는  '글로벌 허브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 박형준 부산시장이 있다. '부산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최근 시청 집무실에서 만난 박 시장은 확신에 차 있었다. 그는 “지금 부산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고질적 구조인 수도권 1극 체제를 깨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하는 거대한 전환의 문 앞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허브도시 완성, 부산의 운명을 가를 시대적 과제"

박 시장은 인터뷰 내내 '글로벌 허브도시'라는 표현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부산의 생존 전략이자 도시 미래를 결정할 핵심 비전이다.

박 시장은 "지금 부산에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글로벌 허브도시로서 제도적·물리적 기반을 완성하는 것이다. 가덕도신공항과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 같은 혁신 인프라는 기본이다. 여기에 금융, 반도체, AI 등 고부가가치 산업이 뿌리내리고 이를 뒷받침할 인재가 지역 대학에서 배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이 수도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세계적인 경제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을 통한 과감한 규제 혁파와 특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울경 행정통합,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 권한' 확보"

최근 지역 정가의 최대 화두인 부산·경남 행정통합에 대해 박 시장은 특유의 신중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을 보였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조기 통합론에 대해 그는 "민주적 절차와 자치권 확보가 전제되지 않은 통합은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행정통합은 주민 삶의 질과 지역의 백년대계를 결정짓는 중대사다. 두 시도가 몸집을 키우는 속도 경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로드맵은 2026년 주민투표와 특별법 제정, 2028년 통합 시 출범이다. 박 시장은 특히 중앙정부에서 재정·입법·산업 정책에 대한 강력한 자치권을 넘겨받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역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권한이 없다면 통합의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질 때 비로소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할 '남부권 경제축'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산업 구조 대수술, '9대 전략산업'으로 체질 개선

부산의 경제 체질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박 시장은 디지털테크, 에너지테크,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등 '9대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지도를 재편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전력반도체'에 대한 집념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이미 거인들의 전쟁터입니다. 부산은 그 틈새를 노린다. 전기차와 에너지 분야의 핵심인 탄화규소(SiC) 기반 전력반도체 산업을 선점해 부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부산은 국내 유일의 8인치 SiC 공공 팹(Fab) 구축을 추진하며 해양 산업과 반도체를 결합한 '해양반도체'라는 독자적 모델을 구축 중이다. 이는 조선·자동차 등 기존 제조업에 첨단 기술의 숨결을 불어넣는 '부산형 산업 대전환'의 핵심이다.

"청년이 머물고, 어르신이 안심하는 '15분 도시' 완성"

청년 유출 문제는 박 시장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의 지표 변화에 주목했다. 부산의 상용근로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고 고용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등 질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일자리만으로는 부족하다. 주거와 문화가 결합된 정주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청년들에게 공공임대주택과 월세를 지원하고, 즐길 거리가 가득한 도시 문화를 조성해 '떠나는 도시'에서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부산의 현실을 직시하며 '15분 돌봄도시' 모델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집 근처 15분 거리 내에서 의료와 돌봄을 해결하고, AI·IoT 기술을 활용한 에이지테크(Age-tech)를 도입해 노년이 존엄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해수부 이전과 산업은행…"해양 경제의 완성"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산업은행 이전 문제 역시 부산의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퍼즐이다. 박 시장은 해수부 이전을 "대한민국 해양 경제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정의하며 HMM 본사 유치와 해사전문법원 설치를 통해 '완전한 해양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산업은행 이전에 대해서도 타협 없는 의지를 보이며 "정부가 추진하는 동남권투자공사는 산업은행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 자본 규모와 신인도 면에서 산업은행은 부산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국회와 정부를 끝까지 설득해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인터뷰를 마치며 박 시장은 부산의 미래를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라고 정리했다. 화려한 마천루 보다 사람이 모이고 인재가 꿈을 펼치며 삶의 질이 보장되는 도시라는 의미다. 

그는 시민들에게 약속했다. "부산은 지금 거대한 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대한민국은 두 개의 심장으로 뛰게 될 것이다.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이 그 선두에 서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