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출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소비자가 별도 신청 없이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기반 서비스가 본격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그동안 활용도가 낮았던 금리인하요구권의 실효성이 높아지고 소비자 이자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을 포함한 70개 금융회사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이날부터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소비자가 최초 한 번만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고객을 대신해 금융사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정기적으로 행사하는 방식이다.
서비스 이용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한 곳을 선택해 가입한 뒤 자산 연결을 완료하고 보유 대출 계좌를 선택하면 된다. 이후 소득 증가나 신용평점 상승 등 금리 인하 사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금융사에 금리 인하를 요청한다. 별도의 변화가 없더라도 일정 주기로 금리 인하 가능 여부를 점검한다.
금리인하요구가 거절될 경우에는 사유 분석과 함께 개선 방안도 안내된다. 예를 들어 카드 거래 정보가 부족해 금리 인하가 어려운 경우 적정 수준의 카드 이용을 권유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절차의 번거로움 때문에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 서비스에는 70개 기업이 우선 참여했으며, 추가로 44개 기업이 전산 개발을 거쳐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당국은 서비스 확산을 통해 개인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합쳐 연간 최대 1680억원 규모의 이자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비스 개시 전부터 금융소비자의 관심도 높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5시 기준 사전등록자는 128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출금리는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11~6.71% 수준으로 약 한 달 전보다 상·하단이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하며 당분간 금리 하락 기대가 제한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은 별도의 비용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제도인 만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자동화 서비스 도입으로 그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던 소비자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간 금융기관 이용이 어려운 금융취약계층은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올해부터 서민금융상품은 △햇살론 일반보증 △햇살론 특례보증 △햇살론유스 등으로 통합 운영되며,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는 연 12.5%(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연 9.9%) 수준으로 인하됐다.
금융당국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확대와 정책서민금융 개편이 병행되면서 금리 상승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는 장치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융서비스가 개인 신용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 중심의 금리 관리 경쟁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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