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암살 대비 '연쇄 승계' 지시

  • NYT "美 공습 위협 속 체제 생존 플랜 가동...4단계 승계서열 지정"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EPA·연합뉴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사진=EPA·연합뉴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압박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암살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비상 승계 체제를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 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이란 지도부는 군사 충돌과 지도부 공백에 동시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고위 당국자 등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국가 안보 책임자인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과 군 수뇌부 측근들에게 암살 및 표적 제거에 대비한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자신이 직접 임명하는 군 지휘부와 정부 핵심 직위에 대해 4단계 승계 서열을 지정했다. 또 지도부 인사 전원에게 최대 4명의 후임자를 지명하도록 했다. 본인과의 통신이 두절되거나 사망할 경우를 대비해 소수의 최측근 그룹에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후계 구도 논의에서는 라리자니가 최우선 후보로 거론됐으며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리자니는 최근 반정부 시위 진압과 대외 협상, 전시 대응 계획 수립까지 맡으며 역할이 확대돼 왔다. 현재 러시아, 카타르, 오만 등과 접촉하며 미국과의 핵 협상도 감독하고 있다.

NYT는 이번 비상 대책이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에서 교훈을 얻은 결과라고 전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단시간 내 이란 고위 군사 지휘 체계를 무력화했고, 이후 하메네이는 라리자니를 국가 안보 책임자로 임명했다. 또 알리 샴카니 제독이 이끄는 국방위원회를 신설해 전시 군사 업무를 통합 관리하도록 했다.

소식통들은 이란이 미국의 군사 공격이 임박했다는 전제 하에 이같은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란은 이라크 접경 서부 국경과 페르시아만 남부 해안 일대에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전략 요충지다.

이란 전문가 발리 나스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교수는 "하메네이는 눈앞의 현실을 다루며 자신이 순교자가 되리라 예상하고 있다"며 "그는 전쟁의 결과 승계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인지하고 권력을 분산하며 국가가 승계와 전쟁 모두에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