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에 밀린 '직상장 공모펀드'…상장 한달만에 일거래 '0'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증권가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출범 한 달째인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가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로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직상장된 공모펀드 거래는 사실상 끊긴 상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상장한 ‘유진챔피언중단기크레딧 X클래스’는 전거래일 거래량이 처음으로 0주를 기록했다. ‘대신KOSPI200인덱스 X클래스’ 역시 이달 2일 하루 거래량이 20주를 기록했다.
 
공모펀드 직상장은 기존 공모펀드에 X클래스를 신설해 ETF나 주식처럼 유가증권시장에서 실시간 매매를 가능하게 한 제도다. 기존 공모펀드는 은행·증권사 등 판매사 창구를 직접 방문해야만 가입할 수 있어 접근성이 떨어졌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거래 접근성을 높이고 침체한 공모펀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직상장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정작 투자자 관심은 없는 상황이다. 직접 투자 열풍 속에서 간편한 매매 환경과 낮은 비용을 갖춘 ETF가 펀드 투자 수요를 대부분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품 구조와 거래 방식에 대한 인지도가 여전히 낮다”며 거래 부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ETF 시장이 대형사 중심으로 고착화돼 있어 이러한 구조를 완화하고, 다양한 펀드를 상장하고 중소형사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정책적 취지도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상황이다. 앞서 중소형사는 직상장 대상 펀드 기준이 설정액 500억원 이상으로 정해지면서 신청 자체가 쉽지 않았다. 상장 후 거래 안정성을 위한 조치지만 공모펀드의 75%가 설정액 500억원 이하인 만큼 중소 운용사들에겐 제도 취지보다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공모펀드 직상장이 중소형 운용사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상 펀드 범위를 넓히는 등 요건의 유연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공모펀드 직상장 시장 자체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직상장 공모펀드의 거래 부진과 관련해 “출범 한 달이 지난 초기 단계인 만큼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라며 “협회가 특정 운용사의 개별 상품을 홍보하거나 마케팅할 수는 없지만 전체 공모펀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방향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00억원 상장 요건 완화나 트래킹 오차 요건(0.7 등) 같은 제한이 있어 완전한 액티브 운용이 어려운 것에 대한 제도 정비 등 필요성에 대해 당국에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며 “현재도 추가 상장을 검토하는 운용사들도 있어 시장 파이가 커지면 거래 활성화도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