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뷰 없어도 매달 1억씩 올라요"…비강남·비한강벨트, 대장 따라 키 맞추기

  • "매물 감소·거래 증가 현상, 확산 장세의 전조 현상"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빌라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빌라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 오름세에서 소외됐던 지역과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늘면서 '갭 메우기'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동대문·성북구 등 비한강벨트 지역 아파트에 추가 규제를 피하려는 수요도 몰리고 있다. 성동·강동구 등 한강벨트 지역 내에서는 구축 아파트에까지 거래가 번지고 있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24일 14억3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 13억5500만원에서 한번에 14억원대로 올라섰다.

이 단지는 2397가구가 거주하는 대단지로, 지난 9월부터 이달 10일까지 매매 계약이 19건 발생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은 5건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격도 올라 전용 84㎡가 14억~15억원대에서 거래됐으나 지난달 말부터 16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래미안위브'(2652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30일 14억1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 다시 썼다. 이 단지 역시 같은 평형대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2억원대에 거래됐으나 매달 1억씩 올라 시세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2029가구) 전용 59㎡는 지난달 17일 13억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9·7 공급대책 발표 후에도 서울 집값 오름세가 꺾이지 않자 추가 규제가 임박했다는 예측이 시장을 자극했고, 매수세가 한강벨트 인근 지역으로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은 "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 적용을 확대하거나,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해 갭투자를 억제할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규제에 적응한 시장은 하락이 아닌 대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차 선호 지역·아파트 단지로 수요가 하향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짚었다.

성동·강동·강서구 등 '비강남 한강벨트' 지역에서는 중저가 아파트로 상승세가 번졌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59㎡는 지난달 18일 14억9500만원에 신고가 경신했다.

상일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6·27 대책 직후에는 강동구에서 가장 입지가 좋은 고덕 그라시움이 거래가 활발했다면 지금은 상일동역에서 먼 단지까지 거래가 활발하다"며 "역에서 멀고 구축인 비인기 단지도 매달 1억 상승하면서 대장 아파트를 쫓고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에서도 성수동, 옥수동에 이어 금호동으로 매수세가 확산하고 있다. 금호삼성래미안은 지난달 13일 전용 84㎡가 15억95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직전 신고가(14억5000만원) 대비 1억4500만원이 단숨에 올랐다. 거래량도 성동구 9월 거래 건수는 335건으로, 7월 거래량(102건)의 3배를 넘었다.

강서구는 대기업 이주가 맞물리면서 매수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마곡동은 대형 평형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며 전용 84㎡가 16억원대를 넘어섰다. 마곡엠밸리9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16억4000만원에, 6단지는 지난달 초 16억3750만원에 신고가를 세웠다.

남 연구원은 "추가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 규제 영향이 적은 지역으로 수요 하향 이동을 발생시켜 인근 지역으로 가격 상승이 전이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며 "최근 동대문구, 강서구 등에서 매물 감소 및 거래 증가 현상은 확산 장세의 전조 현상이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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