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짝퉁 마티즈'에서 '車수출왕'으로…中 체리차 IPO 그이후는

  • 2001년부터 수출....전체 매출 40%는 해외서

  • 홍콩증시 성공적 데뷔...지리車 시총 웃돌아

  • 저가車 꼬리표 떼고, 전기차 전환 성공할까

중국 체리차가 그래픽아주경제DB
중국 체리차가 25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래픽=아주경제DB]

한때 우리나라 경차 '마티즈'의 짝퉁 모델 'QQ'를 생산하던 업체에서 중국 자동차 해외 수출왕으로 거듭난 체리자동차(치루이·奇瑞)가 홍콩증시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2004년 처음 기업공개(IPO)를 시도했다가 실패한 체리차는 복잡한 지분 구조 등 탓으로 7번째 도전 끝에 상장에 성공한 것이다.

홍콩증시 성공적 데뷔...지리車 시총 웃돌아

25일(현지시간)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체리차는 공모가보다 11% 넘게 오른 34.16홍콩달러로 첫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체리차 시가총액은 1800억 홍콩달러(약 32조6200억원)를 돌파하며 중국 주요 자동차업체 지리차도 넘어섰다.

이번 IPO를 통해 체리차가 조달한 금액은 91억 홍콩달러(약 1조6200억원)로, 올해 홍콩 증시 자동차 분야 'IPO 대어'로 자리매김했다.

체리차는 앞서 기관 대상 수요 예측에서도 3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상장을 예견했다.

체리차의 높은 매출 성장세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체리차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70%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체리차는 매출의 약 40%를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 자동차 수출왕이라 불리는 이유다.

2001년부터 수출....전체 매출 40%는 해외서

체리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일찌감치 해외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01년 처음으로 중동 시리아 시장에 자동차를 수출한 체리차는 2003년 해외사업부를 설립하고 그해 1200대 이상의 차량을 수출하며 중국 자동차 업체 수출 1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후 현재까지 22년간 체리차는 중국 자동차 수출왕 왕좌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란에 첫 자동차 반조립생산(CDK) 공장을 설립하며 현지화를 추진한 체리차는 말레이시아·브라질·멕시코·러시아·남아공 등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등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차량을 수출해 글로벌 시장에 깊이 뿌리내렸다.

특히 체리차는 단순히 중국 내 기존 모델을 해외로 수출하는 게 아니라, 해외 시장에 전문화된 디자인 및 연구개발팀을 따로 꾸려서 해외 수출용 자동차 모델을 생산하는 게 특징이다. '오모다'와 '재쿠'라는 해외 시장 전용 브랜드도 따로 운영할 정도다.

최근엔 유럽 시장으로도 영토를 확장 중이다. 지난해 체리차는 스페인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 EV모터스와 협력해 스페인 바르셀로나 내 옛 닛산 공장을 인수, 차량을 생산 중이다. 이로써 체리차는 유럽에서 생산을 완료한 최초의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가 됐다.

저가車 꼬리표 떼고, 전기차 전환 성공할까

체리차는 판매량 기준 비야디·상하이자동차·이치자동차·창안자동차에 이은 중국 5대 완성차 브랜드로, 안후이성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최대 주주로 있는 안후이성 대표 국유 자동차 기업이다. 체리차 설립 일등공신인 인퉁웨 회장이 1997년 창업 때부터 30년 가까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특히 인 회장이 내건 '기술 독립, 브랜드 자립'이 체리차의 철학이다.

실제 체리차는 다른 중국 자동차 회사가 중국에 진출한 폭스바겐·도요타·아우디·제너럴모터스(GM) 등 외국계 기업과 합작 브랜드를 운용하는 것과 달리, 초창기부터 독자 브랜드를 내세운 게 특징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체리차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높은 매출 성장률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체리차의 매출총이익률은 올해 1분기 12.4%에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비야디(20.1%), 창청자동차(17.8%), 지리차(15.8%)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다. 부채자산비율도 87.7%로 업계 평균 수준보다 높다.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 현재 체리차 매출의 약 70%는 여전히 내연기관 차량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신에너지차(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58만3600대로 전년 대비 232.7% 증가했지만 400만대가 넘는 비야디는 물론이고, 상하이자동차(123만대), 지리차(89만대)에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다.

체리차는 경차 QQ로 대표되는 '저가형 차' 꼬리표를 떼고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나섰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 체리차가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 '싱투'는 지난 8월 판매량이 7659대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 이상 감소한 수치였다.

중국 매체 베이징상보는 "체리차가 IPO로 조달한 자금을 전기화·스마트화 분야의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여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제품 경쟁력과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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