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200만원 거뜬?" 프리랜서 택한 베트남 Z세대들

  • 밤샘·무계약 리스크 감수하고도 프리랜서로

  • 자율성은 보장되지만 법적 보호는 여전히 사각지대

베트남 젊은 세대가 디지털 플랫폼 프리랜서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자유와 수익의 장점 뒤에는 경쟁·소득 불안정·법적 공백이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Upwork 갈무리
베트남 젊은 세대가 디지털 플랫폼 프리랜서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자유와 고수익의 장점 뒤에는 경쟁 및 법적 공백이라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사진=Upwork 갈무리]

베트남 젊은 세대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프리랜서로 전향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과 고소득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치열한 경쟁과 불안정한 소득 구조 그리고 법적 보호의 공백이라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 신문 보도에 따르면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20대인 응우옌 쫑 빈 씨는 현재 Fiverr 플랫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그는 광고 배너 디자인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며 지금의 생활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빈은 "월 평균 15~20건의 주문을 받고 있으며 수입은 2000만~3000만동(약100만~150만원) 수준이다. 가장 많이 벌었을 때는 4000만동(약200만원)에 근접했는데 이는 과거 디자이너로 근무할 당시 급여의 두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한 기업에서 마케팅 직원으로 근무했으나 근로 압박과 경직된 조직 문화로 인해 퇴사했고 이후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프리랜서 일을 시작했다.

빈 씨의 사례처럼 프리랜서 커뮤니티는 베트남 전역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페이스북에는 관련 그룹 회원이 50만명을 넘는 커뮤니티도 존재한다.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20대 호앙 냣 민 씨는 "졸업 후 많은 친구들이 프리랜서를 시도했고 그 중에는 이를 본업으로 삼은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픽 디자인, 콘텐츠 제작 , 번역, 프로그래밍, 광고, 팬페이지 운영 등이 대표적인 인기 직업군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랜서 구인 커뮤니티를 운영 중인 30대 도 호앙 만 씨는 현재 페이스북 팔로워만 5만8000명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베트남 내 디자인 및 크리에이티브 커뮤니티뿐 아니라 Upwork, Fiverr, Freelancer 등 해외 플랫폼에서도 많은 젊은이들이 활동 중이다"라며 "사무실 근무 8시간을 힘들어하거나 구속받기 원하지 않고 스스로 수입을 결정하려는 욕구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랜서 일은 시간의 유연성과 자율성 국제 고객과의 소통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외국어 능력, 디지털 역량, 창의성, 성실성,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 덕분에 베트남 프리랜서는 해외 고객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광고 대행, 브랜드용 틱톡 영상 제작, 중소기업 로고 디자인 등 국내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 고수익과 자율성의 장점 뒤엔 불안정한 현실

그러나 플랫폼 기반 프리랜서의 현실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20대 판 꽝 후이 씨는 Upwork에서 웹 프로그래머로 일한다. 그는 "작은 프로젝트에도 여러 나라에서 수십 명이 지원한다." 초기에는 평판이나 포트폴리오가 부족하면 수주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어떤 달은 2000달러(약 280만원) 이상 벌기도 하지만 어떤 달은 수백 달러 수준이거나 심지어 주문이 전혀 없을 때도 있다"며 "항상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야 하며 조금만 방심하면 곧바로 수입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국제 고객을 상대하면서 근무 시간이 불규칙해지는 문제도 있다.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20대 응우엔 민 탐 씨는 콘텐츠 작가로 일한다. 그는 "유럽 고객들이 자정 무렵 자료를 보내오면 즉시 수정해야 한다. 새벽3시에 일어나 원고를 다시 제출한 적도 있다"며 "프리랜서는 자유롭지만 회사원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법적 보호의 부재 역시 큰 걸림돌이다. 탐은 온라인 계약과 페이팔 또는 전자 지갑을 통한 결제가 사기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번은 해외 고객이 작업물을 받은 뒤 저를 차단했고 플랫폼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대금을 끝내 돌려받지 못했다"고 경험을 밝혔다.

도 호앙 만 씨는 "프리랜서는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험 의무가 없으며 육아휴직 같은 출산 혜택이나 퇴직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직업 리스크를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구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프리랜서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기준도 없는 상황이다"라며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보험 자발적 가입 체계와 법적 보호가 보장된 전자계약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리랜서들이 경험을 공유하고 위기 상황에서 상호 지원할 수 있는 협회나 전문 커뮤니티의 형성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탐 역시 "프리랜서가 정식 직업으로 인정받고 그 권리가 존중되며 보호받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리랜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외국어 능력, 협상력, 저작권 보호 지식을 갖추고 전문적인 프로필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객과 일할 때는 샘플 계약서나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활용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선배들의 경험을 참고하면 사기를 당하거나 불합리한 착취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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