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국내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여개 기업, 연구기관과 힘을 합친다. 민간형 'K-車반도체' 협력의 첫 사례로, 핵심 반도체 국산화와 함께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29일 경기도 성남시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국내 완성차와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설계 툴(Tool) 전문사 등 23개 기업과 함께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오토 세미콘 코리아'(이하 ASK)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글로벌테크놀로지, 동운아나텍, 한국전기연구원 등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급 인사들과 관련 임원 80여 명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는 포럼을 계기로 국내 차량용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방침이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팹리스와 공급망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다.
부품사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의기투합에 나선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국내에 독자적인 설계와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다.
가령 전기차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전력반도체와 핵심부품을 통합 개발하면 각각 개발할 때보다 최대 2년 가까이 연구개발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제어기에 탑재하는 각종 시스템반도체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자체 개발한 총 16종, 2000만개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는데 생태계가 확장될 수록 국산화에 조속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ASK 참여한 기업 가운데 글로벌테크놀러지, 동운아나텍 등은 공동 개발을 마치고 차세대램프와 구동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있다. 각각 TV와 모바일 반도체 전문 팹리스사로 최근 모빌리티 분야로 입지를 넓혔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매년 9%이상 성장해 오는 2030년에는 약 1380억불(한화 약 200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현대모비스의 주요 수주 품목인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비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동화용 반도체는 전체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