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랑 담긴 따뜻한 ‘집밥’으로 위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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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입력 2017-12-0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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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님의 교회, 포항 지진피해민돕기 무료급식봉사

  • 하루 300여 명분 식사 제공, 훈훈한 이웃 情 나눠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2주가 넘었지만 여진이 끊이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까지 규모 2.0 이상의 여진이 70회 가까이 일어났다. 흥해실내체육관 등 12곳의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는 900여 명의 이재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이에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지진 피해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무료급식 봉사를 전개해 위로가 되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 담긴 밥 한 끼에 가족들이 새 힘을 얻는 것처럼 이재민 여러분도 삶의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마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하나님의 교회 포항권 신도들이 지난 21일부터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지진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위해 무료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



상처 입은 이웃 위해 정성껏 차리는 밥상
하나님의 교회 포항권 신도들은 21일부터 흥해실내체육관 앞에 천막을 치고 테이블을 펼쳤다. 조리대를 설치한 후 이재민들의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일 음식을 준비했다. 이들은 매일 아침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구입하고 이재민들이 영양 부족으로 지치지 않도록 정성을 다한다. 갓 지은 밥과 콩비지찌개, 올갱이탕, 미역국, 육개장, 소고기뭇국, 순두부찌개 등 뜨끈한 국물을 준비하고, 직접 구워 참기름 바른 고소한 김과 김치를 기본으로 달걀말이, 묵은지고등어조림, 감자볶음, 회무침, 나물무침, 장조림, 불고기, 오징어볶음 등 매일 다양한 반찬을 마련하고 있다. 식사 준비가 끝나면, 식사할 기운도 없이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을 일일이 찾아가 “식사하러 오세요”라는 말을 건네고, 거동 불편한 노약자들에게는 직접 식사를 가져다 드리기도 했다.

어르신들을 포함해 직장인, 청소년, 어린 자녀들과 함께한 부부 등 하루 300여 명의 이재민에게 식사가 제공되고 있다. 집밥처럼 음식이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119 구조대원, 경찰 및 관공서 관계자, 피해 복구 자원봉사자, 의료진 등도 이 교회 급식캠프를 찾아 식사하고 있다. 지진 피해 상황을 조사하던 시청 관계자는 “지진 발생 이후 처음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며 따뜻한 밥 한 끼에 그동안의 고단함을 내려놓았다. 식사를 마친 한 어르신은 “밥도 맛있지만, 봉사자들 미소가 너무 좋아서 내일도 여기 와서 먹어야겠다. 이젠 여기가 내 집”이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봉사에 동참한 오미옥(40)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들이 지진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어 마음이 아프다”며 “급식캠프에 오셔서 편안하게 식사하시고 건강도 잘 지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의정(46) 씨는 이재민 어르신들이 부모님처럼 느껴진다며 “밤새 찬 공기 속에서 주무시느라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 혹한이 닥치기 전에 모두 따뜻하고 안전한 집으로 하루 속히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피해복구 상황에 따라 지진피해민들을 돕기 위한 무료급식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봉사자들은 식사 준비 외에도 아침저녁으로 이재민들의 임시 숙소인 체육관 내부 청소에도 나섰다. 많은 이들이 오가는 곳인데다 날씨가 추워 환기가 어려워서 먼지가 쌓여 있는 형편이다. 봉사자들은 구석구석 말끔히 쓸고 닦아 이재민들이 청결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의 자발적인 봉사에 한 이재민은 “맛있는 밥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데 청소까지 해주느냐”며 거듭 고마워했다.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의 봉사는 지쳐가는 이재민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하며 찬바람 속 아랫목 같은 따뜻함으로 자리하고 있다.

전 세계 이웃의 아픔을 보듬는 어머니 사랑
그동안 하나님의 교회는 국가적 재난 현장에서 현장에서 실의에 빠져 제대로 식사하지 못하는 피해민들과 관계자들에게 무료급식봉사를 하면서 힘과 용기를 건넸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부터 쉼 없이 구조활동을 벌인 대원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따뜻한 사랑을 전했다. 2003년 대구 지하철 화재사고 당시에는 유가족 대기실과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대구시민회관 주차장에 급식캠프를 마련하고 55일간 하루 3000그릇의 육개장을 끓여내며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했다. 조문객과 관계 공무원, 자원봉사자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전한 바 있다.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서 44일간 1만 5000명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대구에서도, 진도에서도 하나님의 교회 무료급식캠프는 가장 늦게까지 피해 가족 곁을 지킨 민간단체 급식캠프였다.

[ 이재민들의 임시 숙소인 체육관 내부를 아침저녁으로 청소해 이재민들이 청결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 ]



한편 이 교회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예기치 못한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현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즉각적이고 헌신적인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왔다. 뉴질랜드 지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에콰도르 화산 폭발, 칠레 산사태, 필리핀 태풍, 아이티 허리케인, 캐나다 홍수, 미국 허리케인·토네이도 등이 발생했을 때도 어김없이 피해 복구 및 구호활동, 구호품 지원 등으로 피해민들을 도왔다.

올해 초 페루는 연안 엘니뇨로 인해 심각한 홍수 피해를 입었다. 100명이 넘는 사망자와 60만 명이 넘는 수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12만여 채가 침수돼 국토의 절반에 해당하는 811개 도시에 비상사태가 선포된 상황이었다. 이에 연인원 2000명에 달하는 하나님의 교회 성도들이 휴가를 내고 여비를 직접 마련해 피해지역 곳곳으로 달려갔다. 망연자실해 있던 주민과 지방자치기관도 이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에 용기를 얻어 복구에 적극 나서는 한편,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음식과 차량을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 9월, 규모 8.1의 지진이 강타한 멕시코에서도 멕시코시티, 푸에블라 지역 성도들이 최대 피해지역인 오악사카로 가서 쌀, 콩, 소금, 설탕 등 약 1.5t의 구호물품을 전하고 복구 자원봉사를 펼쳤다.

세계 175개국에 6000여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은 날로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하며 가치 있는 삶의 본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의 자원봉사는 그 진정성을 인정받으며 ‘대영제국 최고훈장 멤버(MBE, Member of the Most Excellent Order of the British Empire)’의 영예와 함께 영국 여왕상(자원봉사상)을 수상했다. 이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단체 최고상, 금상 5회) 등 그동안 각국 정부와 각계 기관으로부터 2300여 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Central Emergency Response Fund·CERF) 고위급회담에 교회로서 최초로 초청받았다. 회담에 참석한 총회장 김주철 목사는 “하나님의 교회는 세계적으로 다양한 구호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으며 이 모든 인도주의적 활동은 ‘어머니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연설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앞으로도 가족을 삶의 전부로 여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계 곳곳에서 봉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지구는 하나의 집, 지구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소중한 가족과 같습니다.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돕고, 지구촌 70억 가족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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