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주고 타이어 사고? 그리스 물물교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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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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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디지털 물물교환 장터인 트레이드 나우의 웹페이지[사진=트레이드 나우 웹페이지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타이어를 내어주고 고기를 얻는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경제상황 악화로 유동성 위기가 심해지면서 '물물교환'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 시스템이 그리스에 자리를 잡고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실제로 새 타이어와 자신이 판매하는 고기를 교환한 정육점 주인의 예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여러 물물교환의 사례를 들었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올리브 오일과 자신의 작품을 맞바꾸기도 하고, 회계사는 자신의 자문료 대신 사무용품을 받기도 한다. 

고대의 경제 시스템이 그리스의 진풍경으로 등장하게 된 원인은 그리스의 경제 상황 악화다. NYT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은 "물건을 사기 위해 결제할 돈이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NYT는 이같은 물물교환 시스템이 현재 경제 위기를 타개할 영구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지만, 아직은 정치와 경제 모두 불안정한 상황에서 일종의 자구책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인터넷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물물교환을 좀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트레이드나우'라는 물물교환 사이트이다. 3년전에 설립된 이 사이트는 경제상황 악화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찾고 있다.

이 사이트가 소개하는 물물교환 사례는 다양하다. 한 자동차수리점은 샤워박스를 구입하기 위해 중고타이어를 건넸으며, 외부인 침입을 알리는 경보기를 원하는 고객은 신문과 광고게시판을 건넸다. 정육점주인은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고기로 계산한다.

이 사이트에서는 트레이드포인트라는 일종의 대안화폐와 유로가 함께 쓰이고 있다. 물건을 올리면 트레이드포인트가 지급되고, 이 포인트로 다른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다. 

NYT에 따르면 일부 물물교환 지지자들은 이러한 시스템을 좀더 확산시키이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스가 유로존으로부터 축출을 당할 경우를 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 내에 남기위해 노력을 하지만, 일부 경제 애널리스트들은 만약에 그리스가 채무국이 요구하는 구조적 개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그리스의 불안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회적 화폐는 보편화가 쉬운일은 아니다. 2001년 페소화 위기 때 아르헨티나에서도 '사회적 화폐' 붐이 일었었지만, 각종 사기사건과 비효율성 탓에 이러한 시도들은 모두 좌절된 바 있다. 

NYT는 그리스의 물물교환과 사회적 화폐 시스템 지지자들은 아르헨티나의 앞선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규정과 체계들 구축에 신경을 쓰고는 있지만, 과연 이러한 대안 경제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성공 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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