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구호품 배급소에 폭격…최소 33명 사망, 50여명 매몰 추정

  • 젤렌스키 "최대 규모 학살 중 하나"…러시아는 "군부대 겨냥" 주장

  • 다음 주 아부다비 3자 회담 앞두고 돌파구 불투명

러시아 폭격에 파괴된 코미슈바하 구호센터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러시아 폭격에 파괴된 코미슈바하 구호센터 [사진=연합뉴스/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의 구호품 배급소에 3t급 폭탄을 잇달아 투하해 최소 33명이 숨졌다. 50명 넘는 사람이 잔해에 갇혀 있을 수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4일 연합뉴스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자포리자주 코미슈바하 마을에서 구호품 배급소로 쓰이던 학교 건물에 3t급 항공폭탄 9발 이상이 떨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학교 건물이 먼저 공습을 받은 뒤 사람들이 대피한 곳에 2차 공격이 가해졌다고 밝혔다. BBC는 주민들이 지하로 몸을 피했지만 지붕이 무너져 다수가 갇혔다는 현지 매체 보도를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처음 발표한 사망자는 18명이었으나 이후 33명으로 늘었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저지른 가장 큰 규모의 학살 중 하나"라고 규탄했다. 미하일로 세미킨 자포리자주 행정 책임자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계속돼 구조 작업이 여러 차례 중단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자포리자 전역에 애도의 날을 선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 부대를 겨냥해 군인 25명을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BBC는 이곳을 군이 사용했다는 믿을 만한 증거가 없다고 전했다. 유엔 인권감시단도 구호품 배급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며, 이번 공격이 국제인도법의 근본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인의 중재로 러시아 점령지 올레시키에서 발효된 국지 휴전이 만료된 직후 이뤄졌다. B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휴전 연장·확대 제안에 러시아가 이번 공격으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실은 오는 10~1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미국 중재로 열리는 3자 평화 회담에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3자 회담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오는 5일 백악관에서 양측 대표단을 맞을 예정이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가 협상에 진지하게 임한다는 조짐을 아직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종전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견해차가 커 돌파구가 마련될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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