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건축 시장에 약 2조1700억원 규모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이 현실화하고 있다. 예상 대상 단지만 46곳, 조합원은 약 1만7800명에 달한다. 특히 강남 3구에 25개 단지가 집중됐으며 반포에서는 실제 부담금 부과 절차에 돌입한 단지와 예상 부담금이 거래가격에 반영된 단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등 재초환이 정비사업 비용을 넘어 주택 거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반포현대아파트를 재건축한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에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강남권에서 재초환 부담금이 실제 부과 단계로 넘어가는 대표적인 사례다.
반포현대 조합은 최근 재건축 부담금 산정을 위한 개발비용 자료를 제출하고, 정상주택가격상승률 산정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등 부과 절차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인근 ‘래미안 트리니원’은 전용면적 84㎡ 매물 가운데는 재초환 부담을 매도자가 부담하는 조건과 매수자가 별도로 부담하는 조건에 따라 호가가 수억 원씩 벌어진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전용 84㎡ 매물은 51억5000만원과 57억원 등에 나왔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매물은 매도자가 재건축 부담금을 부담하는 조건이다. 반면 가격이 낮은 매물은 매수자가 향후 부담금을 별도로 부담하는 조건이 붙은 것으로 파악됐다.
래미안 트리니원의 예상 재건축 부담금은 총 5149억4844만원이며 조합원 1620명 기준으로 단순 환산 시 1인당 평균 3억180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다만 최종 부담금은 사업비와 주택가격, 정상주택가격상승분 등을 반영한 뒤 관할 지자체와 관계기관 검증을 거쳐 결정된다.
문제는 재초환이 단순한 조합원 추가 분담금에서 거래시장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매도자가 향후 납부할 부담금을 매매가격에 포함하거나 매수자가 부담금을 떠안는 조건으로 거래가격을 낮추는 방식이 확산되면 재초환은 사실상 주택 매입비용 일부로 작용하게 된다”며 “같은 단지와 같은 평형이라도 주체에 따라 거래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예상되는 단지는 올해 46곳으로 집계됐다. 조합원은 약 1만7800명, 예상 부담금 총액은 약 2조1700억원 규모다. 지역별로는 서초구 9곳, 강남구 8곳, 송파구 8곳 등 강남 3구에만 25개 단지가 몰렸다.
반포센트레빌아스테리움을 시작으로 신반포18차, 신반포21차 등 서초구 내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순차적으로 부담금 산정·부과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조합들도 반발하고 있다. 정상주택가격상승률 산정방식과 실제 시장가격 간 괴리가 크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개발이익에 부담금을 수억 원 부과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일부 조합에서는 실제 부과 처분이 내려지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재초환이 정비사업 속도와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담금 규모가 커질수록 조합원의 사업 추진 부담이 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에서는 재건축 의사결정 자체가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추가 분담금이 많아지는 등 어려움이 큰 재건축 사업에 갑자기 재초환 부담금 부과가 현실화하면 시장 혼란과 그에 따른 사업 지연, 서울·신도시 도심 주택 공급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일부 단지는 재초환 부담금이 조합원 지분 가격에 반영돼 가격을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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