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시장 '큰손' 떠오른 헤지펀드…금융불안 우려

  • 헤지펀드 비중 7%로 '역대 최대'

  • 보유량만 2조 달러…5년새 3배↑

  • 레버리지 활용에…연준·BIS 경고

  • 유동성 공급 장점...급매 시 충격

미국 국채시장 자료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국채시장 [자료사진=AFP연합뉴스]

약 4경원 규모의 미국 국채시장에서 헤지펀드의 보유 비중이 사상 최대인 7%까지 치솟았다.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레버리지(차입투자)를 활용하는 헤지펀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헤지펀드가 실제 보유한 미국 국채가 2조 달러로, 5년 전보다 약 3배 늘었다. 헤지펀드는 올 들어서도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순매수액만 약 870억 달러어치다.

미국 CNBC는 미국 국채 시장 규모가 약 28조9000억 달러(약 4경원)인 점을 감안하면 헤지펀드 보유 비중은 사상 최대인 7%에 달한다고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최근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민감한 시점인 만큼 헤지펀드의 국채시장 영향력 확대에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6%도 넘어섰다. 2002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도 5.255%를 기록해 2007년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UBP의 리키 시아오 헤지펀드 담당자는 CNBC에 "헤지펀드는 다른 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해 레버리지를 줄이는 과정에서 자산을 강제로 팔게 되면 시장의 유동성과 금융 안정성이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금융당국도 헤지펀드의 영향력 확대에 경고음을 냈다. 연준은 지난 5월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수준이 사상 최고치에 가까우며, 대형 헤지펀드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채 등에 투자하기 위해 상당한 규모로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가 갑작스럽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높은 레버리지가 다른 금융시장으로 리스크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올해 초 헤지펀드가 국채시장의 핵심 중개 역할을 맡는 비중이 커지면서 새로운 금융 불안 요인이 생겼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전통적으로 장기 국채의 주요 투자자는 장기 투자자인 연기금이었다. 하지만 미리 정해진 연금을 지급하는 확정급여형(DB) 연금에서 투자 성과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지는 확정기여형(DC) 연금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연기금의 장기 국채 수요가 줄었다.

연기금의 국채 수요가 약해지는 가운데 헤지펀드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헤지펀드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단기간에 시장 평균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는 만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헤지펀드의 국채시장 참여가 마냥 해로운 것만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가 국채를 만기까지 보유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사고팔기 때문에 오히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헤지펀드 컨설팅 회사인 에이지크로프트파트너스 돈 스타인브루지 최고경영자(CEO)는 "헤지펀드의 국채시장 내 영향력 확대는 시장 유동성을 위해 필요하지만 동시에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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