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객에게도 쇼핑 명소로 익숙한 일본 대형 할인점 돈키호테의 운영사가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의 일본 사업 인수에 나선다. 카드게임·트레이딩카드의 인기와 방일 외국인 수요에 힘입어 일본 장난감 시장은 사상 최대 규모로 커졌지만, 토이저러스는 8년 연속 적자를 냈다. 저출산과 온라인 쇼핑 확산에 밀려 일본 진출 35년 만에 점포 운영에서 손을 뗄 전망이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돈키호테를 운영하는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PPIH)는 이르면 10월 말 일본에서 운영 중인 토이저러스와 유아용품 전문점 베이비저러스 등 약 150개 점포를 모두 인수할 전망이다. 인수액은 100억엔(약 862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PPIH가 일본토이저러스의 모회사인 토이저러스아시아로부터 일본 사업을 인수하면서 점포와 직원 고용도 승계한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토이저러스의 직원은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약 6000명이다. PPIH는 인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완구 체인이던 미국 토이저러스는 1991년 이바라키현 아미마치에 일본 1호점을 열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일본 시장 개방을 위한 협상에서 대형 매장의 신규 출점을 엄격히 제한하던 대규모 소매점포법의 완화를 요구했다. 토이저러스의 일본 진출은 그 상징적 사례로 주목받았다. 정가 판매가 관행이던 일본 완구 업계에서 '상시 저가 판매'를 내걸고 대형 매장에 저렴한 제품을 대량으로 진열하며 전성기에는 일본에서 16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했다.
미국 토이저러스는 2017년 파산보호를 신청했고, 이듬해 미국 내 735개 매장을 모두 닫고 사업을 청산했다. 당시 토이저러스아시아의 자회사였던 일본 토이저러스는 미국 본사의 파산 여파를 피하고 영업을 계속했지만,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반면 일본 장난감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완구협회에 따르면 2025년도 시장 규모는 전년도보다 6% 늘어난 1조1664억엔으로, 5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체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최대 품목군인 카드게임·트레이딩카드의 인기에 더해 방일 외국인의 구매 수요도 늘었다. 닛케이는 성인 고객인 '키덜트'가 시장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토이저러스가 이들의 수요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토이저러스도 지난해 3월 첫 키덜트 전문점을 선보였지만 경쟁사보다 늦었다는 것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PPIH는 인수 후 당분간 토이저러스 간판을 유지하다가 카드게임 등 성인도 즐기는 완구를 확대해 키덜트 수요까지 겨냥하는 매장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가족 단위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돈키호테 신상품 개발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닛케이는 반다이남코홀딩스와 다카라토미 등 대형 완구 제조사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경쟁 유통업체들도 커지는 완구 수요를 잡기 위해 매장을 확대·개편하고 있다. 이온 계열 이온리테일은 지난 7월 게임·완구 매장 등을 한데 모은 전용층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야마다홀딩스는 2030년 3월까지 대규모 완구·게임 매장을 갖춘 대형 점포 '라이프셀렉트'를 80개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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