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철강·조선업계 흐림
철강과 조선업계의 노사 갈등이 추석을 앞두고 다시 격화하고 있다. 포스코 노동조합이 핵심 생산공정 중 하나인 열연공장을 대상으로 21일까지 120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전 조합원 파업 시간을 기존 4시간에서 7시간으로 늘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7시부터 120시간동안 2차 부분파업에 나섰다. 파업 대상은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이다. 파업 참여 인원은 포항과 광양 각각 60여명씩 총 120여명이다.
이번 파업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이뤄졌던 1차 부분파업보다 기간과 대상 공정 모두 확대됐다. 당시 노조는 48시간동안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일부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 전 라인에서 약 90명이 파업을 벌였다. 노조 측은 이번 2차 파업 참여 인원이 1차 파업의 2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철강 제품 생산의 주요 공정인 열연공장이 파업 대상에 포함됐다. 열연공장은 연주 공정을 거쳐 생산된 슬래브를 가열·압연해 열연강판을 만드는 곳이다. 열연강판은 그 자체로 제품으로 판매되는 동시에 냉연·도금강판 등 후공정의 소재로 활용된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파업 대상 공장에 대체인력을 투입해 정상 가동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제선·제강 등 전체 공정의 약 70%에 해당하는 핵심 생산공정도 단체협약에 따른 협정근로 대상으로 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노사는 전날 교섭을 재개했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임금교섭을 이어왔으나 기본급 인상 폭과 격려금 등 주요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도 파업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체 조합원 8000여명을 대상으로 7시간 부분파업 지침을 내렸다. 노조는 지난 11일과 14~15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각각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파업 시간을 7시간으로 확대한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 이후 20여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 인상 방식과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지난 10일 △기본급 11만원 인상(호봉승급분 4만7000원 포함) △격려금 1000만원+200% △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공정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파업에 따른 큰 생산 차질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파업 시간이 하루 7시간으로 늘어나면서 장기화 여부가 변수로 떠올랐다. 조합원 찬반투표 등 후속 절차를 고려할 경우 추석 전 타결을 위해서는 이번 주 안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이번 주 교섭이 노사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철강과 조선 모두 생산 현장으로 파업이 확대됐지만 노사가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경우 생산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교섭이 추석 이후까지 장기화하면서 파업 대상과 시간이 추가로 확대될 경우 생산 일정과 납기 관리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추석 전 타결을 위해서는 노사가 서로 한발씩 양보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까지 뚜렷한 생산 차질은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예상보다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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