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높아지면서 글로벌 채권금리가 일제히 뛰고 있다. 미국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가 잇따라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확산하는 데다 정부의 확장재정에 따른 국고채 발행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채권시장에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930%로 전 거래일보다 5.2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도 4.7bp 오른 4.418%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내년도 국고채 발행 부담 등 영향으로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주요국 국채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1일(현지시간)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80bp 오른 4.799%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가 4.8%까지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 국채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장중 3%까지 오르며 1996년 10월 이후 약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919%까지 오르며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글로벌 채권금리가 동반 상승한 배경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주요국의 재정 확대와 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망도 채권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하는 9월 연준의 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은 이날 67.2%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보다 약 7%포인트 높아졌다.
국내 국고채 금리도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97.7bp 올랐다.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92.7bp, 103.3bp 상승했다.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은의 긴축 전환이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정부의 확장재정에 따른 국고채 수급 부담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내년 국고채 순증 규모는 96조3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13조원 줄어든 규모지만 시장 일각에서 예상했던 60조원보다 크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순증 발행 규모가 감소하는 점 자체는 금리 상단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지만 총지출 증가율 12.8%의 확장재정은 성장과 물가를 통해 국고채 금리를 높이는 요인"이라며 "확장재정은 한국은행의 최종 금리를 높이거나 인상 상태를 장기화하면서 3~5년물 금리에 가장 직접적인 상승 압력을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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