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GGGF] 데니스 홍 교수 "美·中 피지컬AI 따라 하지 말라, 韓 제조 역량이 무기"

  • "자본과 생태계 갖춘 미·중 따라갈 수 없다…韓 기업 제조 데이터 활용해야"

  • "피지컬AI, 현장 데이터가 핵심 …현장에서 작동할 로봇 만드는 일 최우선"

  • 홍 교수, 따뜻한 로봇 지향…"로봇은 사람이 하기 위험한 일 대신하는 존재"

데니스 홍 미국 UCLA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겸 로봇 및 메커니즘 연구소RoMeLa 소장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데니스 홍 미국 UCLA(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겸 로봇 및 메커니즘 연구소(RoMeLa) 소장이 최근 아주경제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를 만든다고 우리도 똑같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숫자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데니스 홍 UCLA 교수 겸 로멜라(RoMeLa) 연구소 소장은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격화되고 있는 '피지컬 인공지능(AI)'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 미국은 강력한 AI·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자본을 갖추고 있고 중국은 하드웨어 공급망 규모와 가격, 양산 속도를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중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면 승산이 없다는 진단이다.

홍 교수는 지난 29일 아주경제 기자와 만나 "앞으로 미국은 AI(소프트웨어), 중국은 하드웨어라고 단순하게 구분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며 "피지컬 AI에서는 로봇을 실제로 만들고 배치해서 데이터를 얻고, 학습하고, 다시 더 좋은 로봇을 만드는 반복적인 속도(iteration speed)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누가 가장 좋은 두뇌나 보디 구조를 만드냐보다 누가 가장 빠르게 진화시키는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만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제조 기반'을 꼽았다. 홍 교수는 "한국은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전자, 정밀제조 등 굉장히 좋은 기반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휴머노이드를 만든다고 우리도 똑같은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숫자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과 피지컬 AI를 연계해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삼성·현대차·LG 등 한국 대기업들이 이미 갖추고 있는 '현장 데이터'의 중요성을 짚었다. 생성형 AI 시대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구했다면 피지컬 AI 시대 중요한 데이터는 결국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기업이 범용 휴머노이드를 만들 필요는 없다"며 "이미 제품과 공장, 공급망, 실제 사용처를 보유한 대기업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 현장에서 필요한 일을 찾아 로봇을 투입하고 데이터를 얻고, 학습하고, 다시 개선하는 사이클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조 현장 데이터를 피지컬 AI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사회적 신뢰'를 언급했다. 작업자들의 숙련된 기술을 AI에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자리 상실 우려와 데이터 소유권 분쟁을 선제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홍 교수는 "작업자 입장에서는 '내 기술을 AI에게 가르쳐주고 나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누구의 데이터인지, 어떻게 동의를 받고 그 데이터로 생긴 가치를 어떻게 공유할지에 대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지컬 AI의 기술적 발전 이면의 과장된 거품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범용으로 한번 성공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하루 종일 안정적으로 투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기술의 진보와 거품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몇 년 뒤 휴머노이드가 몇 대 보급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장 큰 변화는 로봇이 단순히 프로그래밍되는 기계에서 배우고 적응하는 기계로 바뀌는 것이라고 본다"며 "실제 현장에서 신뢰성과 경제적 가치를 얼마나 증명하느냐를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로봇 공학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도 불리는 홍 교수는 창조적이고 혁신적이지만 따뜻한 로봇을 지향한다는 연구 철학도 전했다. 그는 "로봇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보다 싸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감수해야 하는 위험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은 재난, 화재, 원전 사고, 유해 환경 등 사람이 하기에 위험한 현장의 일을 대신하는 존재라는 설명이다. 이어 "따뜻해야 하는 것은 로봇의 가슴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고 누구를 위해 어떤 목적으로 기술을 만드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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