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충남도지사가 31일 충남도청에서 지천댐 건설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허희만기자]
정부의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을 둘러싸고 청양지역의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수현 충남도지사가 개인적인 반대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공론화 결과는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정부 결정이 주민의 동의와 공감으로 이어지려면 댐 건설의 필요성과 대안 검토 과정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청양·부여지역의 지원·발전 방안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지사는 31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 관련 충청남도 입장’을 발표했다.
박 지사는 “지천댐 건설에 대해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충분한 소통과 숙의가 먼저’라는 원칙을 그동안 일관되게 말씀드려 왔다”며 “공론화위원회의 공정성·투명성·중립성을 강하게 요청했고, 그 원칙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이 내려지면 그 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7일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정부가 결정을 내린 만큼 충남도는 그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과정에 책임 있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박 지사는 “결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설명과 공감”이라며 “정부는 지천댐을 왜 짓는지, 무엇을 위해 짓는지를 주민들에게 분명하고 충분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지천댐이 충청권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국가·충청권 첨단산업에 하게 될 역할 △댐 건설에 따른 청양·부여지역의 홍수 위험 감소 효과 △지천댐 이외 대안과의 비교·검토 결과 △공론화위원회의 자료 수집과 논의·판단 과정 등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
박 지사는 “주민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공론화의 목적이 달성된다고 믿는다”며 공론화 과정에서 활용된 자료도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공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전날 밤 김홍열 청양군수와 약 20분 동안 면담한 사실도 공개했다.
박 지사에 따르면 김 군수는 면담에서 지천댐 건설 문제와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이전 등 청양지역의 주요 현안에 관한 입장을 전달했다. 박 지사는 지천댐 문제와 관련해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정부가 사업의 필요성과 향후 대책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는 지천댐 추진 과정에서 정부의 설명과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역사회의 지적을 고려해, 향후 충남도가 정부와 청양군·지역 주민 사이의 협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양·부여지역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도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박 지사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청양·부여에 댐을 짓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지역의 미래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지천댐이 국가와 충청권의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라면 그 부담을 청양·부여 주민들에게만 지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필요로 댐을 건설하는 만큼 청양·부여에 그에 걸맞은 국가적 지원과 지역발전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며 “충남도는 정부에 ‘청양·부여 상생발전사업’ 지원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 자체 지원책도 마련한다. 도는 종합지원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조속히 추진해 정부 지원만으로 충족하기 어려운 주민 요구를 살피고, 도 차원의 지원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지원 방안에는 기업 유치와 관광자원 개발,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정주환경 개선, 주민참여형 소득 창출 사업 등이 담길 예정이다.
박수현 지사는 “청양·부여 주민들이 일방적으로 희생하거나 새로운 부담을 떠안는 일이 없도록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앞에 둘 것”이라며 “국가의 물을 담는 댐이라면 청양·부여의 미래까지 담는 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산림자원연구소 이전과 관련해서는 기존 방침에 따라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김 군수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지천댐 건설 추진 결정은 존중하되 정부의 설명과 지역 지원을 전제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충남도의 공식 입장이다.
향후 정부가 공론화 자료와 대안 검토 결과를 어느 수준까지 공개하고, 청양·부여지역에 어떤 지원 방안을 제시할지가 갈등 해소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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