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안갯속...정부, 상생안 조율 중

  • 매년 100억원 이상 생생기금 조성

장보는 시민들로 붐비는 대형마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장보는 시민들로 붐비는 대형마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둘러싼 갈등을 풀기 위해 '상생기금 조성' 등을 골자로 한 물밑 중재에 착수했다.

29일 관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에 반발하는 소상공인들을 다독이기 위해 세부 상생 조정안을 수립 중이다. 중기부가 연초부터 소상공인 현장 의견을 수렴해 산업부와 공유했고, 산업부가 대형 유통업계의 의사를 타진하며 막판 조건 조율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거론되는 정부의 상생 조정안에는 △새벽시간 농·축·수산물 단일품목 1만 원 이하 판매 제한 △매년 100억 원 이상 상생협력기금 조성 △전통시장·소상공인에 대형마트 상품 도매가 공급 △전통시장 인근 기업형슈퍼마켓(SSM) 신규 출점 제한 등이 포함됐다.

지난 2012년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새벽 시간(자정~오전 10시)에 영업을 할 수 없고, 월 2회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 이번 규제 완화 움직임은 매장 문을 열지 않더라도 새벽 시간 영업 제한에 묶여 있던 '배송'을 예외적으로 허용해 주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관련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지난 5월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된 이후 계류 중이다. 대표적인 법안으로는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안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개정안이 있다. 김동아 의원안은 대형마트의 영업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 규제 틀은 유지하되 '온라인 배송'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안이다. 반면 김성원 의원안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및 영업제한 규제 자체를 전면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배경에는 대·중소 유통업계 간 깊은 갈등의 골이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22년 대·중소 유통 상생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대형마트 영업제한 시간과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이 가능하도록 공동 노력하고 중소 유통의 디지털 전환을 돕기로 뜻을 모았으나, 이후 약 9차례에 걸친 협의에도 상생안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정부 조율안이 가시화되면서 오는 10월 국정감사 전에 법안 처리를 시도해야 한다는 속도전 전망도 나오지만, 추석 명절을 앞두고 소상공인과 노동계의 반발을 의식한 정치권의 신중론이 이어지면서 추석 전 처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업계는 정부의 상생 조정안에도 불구하고 개정안 자체를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새벽 시간 1만 원 이하 농축수산물 판매 제한이나 상생기금 조성만으로는 거대 대형마트의 심야 골목상권 침투를 막을 수 없다는 논리다.

중기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현장 의견 수렴 바탕으로 산업부 및 대형 유통업계와 수용 가능한 수준의 절충안을 신중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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