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 22쪽 중 조성현은 7쪽"…'서강대교 회군', 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

  • 김경호 변호사 "사실과 결론 서로 부정"…특검 공소장 지적

  • "비상계엄 장황히 서술…법관에 유죄 예단 심어줄 수 있어"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지난달 15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해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지난달 15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해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로 출동한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기소가 법조계 뜨거운 감자다.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작성한 공소장을 두고 조 대령의 구체적인 행위와 내란 가담이라는 결론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군형법 전문 김경호 변호사는 27일 페이스북에 '공소장 스물세 장, 피고인은 일곱 장뿐이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조 대령 공소장의 문제점을 짚었다.

특검 공소장을 보면 본문 22쪽 가운데 조 대령이 직접 등장하는 부분은 7쪽이다. 나머지 15쪽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발언과 국무회의 과정, 포고령의 위헌성, 경찰 무전 내용, 헬기 이착륙 시각, 국회의사당 유리창 파손 등 비상계엄 전반의 내용이 담겼다.

김 변호사는 조 대령이 등장하는 7쪽에 오히려 내란 가담 여부를 다퉈볼 사실관계가 담겼다고 주장했다. 공소장에는 당시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조 대령에게 "합참 불시 훈련이라고 해라, 공포탄을 휴대해라"고 지시한 내용이 적시됐다.

조 대령이 부하들에게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비무장 상태로 이동하도록 한 내용도 포함됐다. 조 대령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부하들에게 "안전한 곳에 있으라"고 지시했다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조 대령 휘하 병력은 국회 본관에 진입하지 않고 인근에서 대기하다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변호사는 이 같은 사실을 적은 특검이 공소장에서는 조 대령이 병력을 "국회의사당에 침투시켜 폭동을 일으켰다"고 결론 내렸다며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훈련이라 속이고 공포탄을 들려 보낸 부하가 어떻게 국헌 문란의 목적을 '공유'했다는 것인가"라며 "사실과 결론이 같은 문서 안에서 서로를 부정한다"고 주장했다.

조 대령 측도 위법한 지시를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조 대령은 특검에 출석하며 이 전 사령관의 국회 출동 지시를 부대에 전달한 데 대해 군 조직의 특성을 언급했고 '계속 작전하겠다'는 통화 내용도 "군대식 인사"라는 취지로 답했다.

반면 특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국회 출동 지시 등을 예하 부대에 전달한 행위에 주목했다. 김정민 특별검사보는 조 대령이 지시를 일부 희석했다고 주장하지만, 본질적으로 비슷한 행동을 했다는 취지로 기소 배경을 설명했다.

이른바 '서강대교 회군'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특검은 조 대령이 위법한 명령을 적극적으로 거부했다기보다 당시 상황에 따라 병력을 운용했다고 판단했다.

앞서 조 대령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은 정반대 결론을 냈다. 내란 특검은 조 대령이 지휘명령 체계에서도 위헌적 지시에 거부에 준하는 행동을 했고, 비상계엄 조기 종식에 기여했다고 보고 불입건했다. 종합 특검이 기소를 검토하자 "허물로 공로를 가려선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까지 전달했다.

같은 행위를 두고 두 특검의 판단이 갈리면서 조 대령이 국헌 문란 목적을 어느 수준까지 인식했는지, 상관의 명령을 전달한 뒤 이를 실제로 어떻게 이행했는지가 재판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소장 작성 방식도 법리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조 대령과 직접 관계없는 비상계엄 전반의 사실관계를 장황하게 적은 것은 법관에게 유죄 예단을 심어줄 수 있다며 '공소장일본주의'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9년 판결에서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공소장 기재 내용이 법관에게 예단을 갖게 해 범죄사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공소사실을 특정하기 위해 범행의 배경이나 경위를 적을 필요성은 인정될 수 있다"면서도 "피고인과 직접 관련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어느 정도 포함됐고, 재판부에 예단을 줄 수준인지는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공소장의 불필요한 사실관계뿐 아니라 내용의 정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날짜와 비상계엄 해제 의결 시각이 잘못 적혔고, 월담 지시 주체도 세 곳에서 각각 다르게 기재됐다는 것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조 대령이 계엄 목적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와 상관의 명령을 실제로 이행하려 했는지가 중요하다. 명령 전달 이후 이를 거부하거나 제한한 행동까지 종합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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