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비상계엄 정당화 메시지' 혐의 부인…"정상적 외교 소통"

  • "계엄 배경 몰라 내란 목적 없어…외교부 공무원에 지시 안 해"

  • 종합특검, 계엄 해제 뒤 행위에 '내란' 적용…공소장 변경 방침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달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란 중요임무 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전 차장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정상적인 외교 소통 업무를 수행했을 뿐 내란 상태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정수영·최영각·장성진 부장판사)는 26일 김 전 차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전 차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김 전 차장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내란 상태를 유지할 목적으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이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2차 종합 특별검사팀(권창영 특별검사)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인 2024년 12월 3일 오후 10시 54분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김 전 차장에게 미국·일본·영국 등 우방국에 계엄의 배경과 정당성을 설명하도록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이번 조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라며 "국회가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헌법 질서의 실질적 파괴를 시도한 데 대응해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한 것"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비상계엄 담화문을 번역해 보내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차장 측은 지시를 받을 당시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과 의도를 알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이 김 전 차장에게 이를 설명한 시점은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10시간 이상 지난 그해 12월 4일 오전 9시께였다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죄는 폭동과 관련된 중요 임무를 수행한 경우에 성립한다"며 "외교·대외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메시지와 담화문을 우방국에 전달한 것은 정상적인 외교 소통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 봉쇄나 단전·단수, 병력 동원 등 폭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해제 뒤 외교부 공무원을 동원해 미국·일본·영국·유럽연합(EU) 등에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도록 한 직권남용 혐의도 부인했다. 김 전 차장 측은 안보실 1차장이 외교비서관실 공무원을 지휘·감독할 수는 있지만, 외교부 소속 공무원에 대한 직접적인 지휘 권한은 없고 실제로 직접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김 전 차장이 외교부 공무원들에게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해 의무 없는 일을 시켰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비상계엄 해제 뒤 이뤄진 지시 행위에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하도록 공소장을 변경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내란죄는 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포괄일죄인 만큼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부터 국회가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2024년 12월 14일까지 내란 행위가 계속됐다는 논리다.

이는 계엄 해제 시점을 내란 종료 시점으로 본 내란 특별검사팀(조은석 특별검사)의 판단보다 범행 기간을 확장한 것이다.

재판부는 다음 달 11일까지 특검에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김 전 차장 측에 공소사실과 증거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같은 달 16일 오후 4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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