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데다 1인당 지출도 증가하면서 만성 적자였던 관광수지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와 관광수입이 함께 늘어난 반면 내국인의 해외 관광지출은 감소하면서 올해 26년 만에 연간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월간 관광수지는 2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해 2014년 11월 이후 11년 4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4월 1억6000만 달러, 5월 2억2000만 달러, 6월 6억 달러 흑자를 내며 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상반기 누적 관광수지는 12억6000만 달러 적자로 아직 마이너스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54억3000만 달러 적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41억7000만 달러 줄었다. 하반기 월평균 2억1000만 달러 이상 흑자를 내면 2000년 이후 26년 만에 연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 올해 3∼6월 월평균 흑자가 3억1000만 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한 범위라는 분석이다.
관광수지 개선은 방한객 수와 1인당 관광수입이 동시에 증가한 결과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늘어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6월 한 달에만 199만명이 한국을 찾았다.
외국인 1인당 관광수입도 상반기 1270.4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보다 3.7% 높은 수준이다. 단순히 방문객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개별 관광객이 국내에서 쓰는 금액도 함께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 관광수입은 136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4% 증가했다. 반면 내국인의 해외 관광지출은 148억7000만 달러로 3.5% 감소했다. 해외여행객 수는 2.7% 늘었지만 1인당 관광지출이 6.0% 줄어든 영향이다.
의료·미용 등 고부가가치 소비 확대도 1인당 관광수입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 의료 소비액은 약 1조19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1% 증가했다. 외국인 신용카드 관광지출액도 10조3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8% 늘며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관광 수요가 서울 밖으로 일부 확산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외국인의 지역 방문율은 지난해 2분기 31.4%에서 올해 2분기 34.2%로 상승했다. 상반기 지방공항 입국 외국인은 196만300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2.2%, 지방 항구 입국자는 101만6000명으로 63.8% 증가했다.
다만 연간 흑자 전환을 낙관하기에는 변수가 남아 있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외국인의 한국 여행 비용이 높아지거나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관광수지 흑자 폭이 줄어들 수 있다. 늘어난 방한객을 고부가가치 소비와 지방 체류형 관광으로 연결해 1인당 지출과 체류 기간을 늘리는 것이 관광수지의 구조적 개선을 위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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