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르면 올가을 김정은과 회담 추진…11월 APEC 가능성"

  • WSJ "트럼프, 참모들과 비공개 논의…외교 돌파구 모색"

  • 김정은, 中·러와 관계 강화…새 협상서 우위 점할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올 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대면 회담을 갖는 방안을 참모들과 비공개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은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공식적인 준비가 시작된 단계는 아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서 뚜렷한 외교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시아 순방 때도 김 위원장과의 회동을 추진했다. 당시 북한도 비공개로 회담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준비 시간이 촉박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지시도 김 위원장에게 대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줄이라고 지시하면서 그 배경 중 하나로 '김정은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거론했다. 이튿날에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안에 응답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번 훈련 축소는 자신이 회담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도 북미 대화 재개를 지지하고 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 있는 대화로 이어져 한반도 안정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과 일부 미 당국자들은 새로운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비핵화 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당시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만난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은 오히려 크게 강화됐다.

두 정상은 2018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틀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지만, 이듬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범위와 제재 해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같은 해 판문점에서 다시 만났지만 교착 상태를 해소하지는 못했다.

이후 북한은 핵탄두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탄두 약 6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대 90기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대외 관계가 강화되면서 과거와 협상 환경도 달라졌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수천명의 병력을 파견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이란과의 미사일 협력도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새로운 북미 협상이 시작될 경우 김 위원장이 2018~2019년보다 유리한 협상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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