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여도, 주식 매각·'부모찬스'로 메웠다"…서울 주택거래 상반기 8.2%↑

  • 1~6월 서울 주택 거래 8.2% 증가

  • 1분기 증여·상속 자금 2조1813억원

서울 도심 전경 사진아주경제 DB
서울 도심 전경. [사진=아주경제 DB]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관리에도 올해 상반기 서울 주택 거래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여력이 줄어든 가운데 주식·채권 매각대금과 증여·상속 등 이른바 ‘대출 밖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수요가 시장을 떠받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예금취급기관과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기금을 합산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약 1261조원으로 전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월평균 0.4% 안팎이던 증가 폭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하고 주담대에 별도 관리 목표를 적용하는 등 대출 억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회사별 월간·분기별 목표까지 설정하면서 주택 구입을 위한 신규 대출 문턱도 높아진 상태다.

반면 서울 주택시장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는 39만6274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수도권은 13.4%, 서울은 8.2%, 지방은 7.6% 각각 늘었다. 서울의 상반기 주택 거래는 6만9032건이었다.

다만 서울 아파트 거래는 4만218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줄었다. 6월 서울 전체 주택 거래도 1만2094건으로 전월보다 14.5%, 아파트 거래는 7742건으로 13.5% 각각 감소했다. 상반기 서울 전체 거래 증가는 연립·다세대 등 비아파트가 상당 부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 유형별 차이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6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2% 오르며 2024년 4월 이후 27개월 연속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112.6을 기록해 매수 수요가 매도 공급보다 우세한 상태가 계속됐다.

시장에서는 대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자금 흐름에 주목한다. 국토교통부 자금조달계획서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주식·채권을 처분해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한 자금은 2조3966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전체 주식·채권 매각대금은 3조8916억원으로 2024년 2조2545억원보다 72.6% 늘었다. 대출 한도가 제한되자 금융자산을 처분해 부족한 주택 매입자금을 충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유가증권을 처분해 발생한 자산소득은 언제든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여와 상속을 통한 자금 조달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매수에 사용된 증여·상속 자금은 2조1813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30대가 조달한 금액은 1조915억원으로 전체의 50.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30대가 주식·채권·가상자산 등을 처분해 마련한 주택 매수자금도 7211억원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대출 규제가 서울의 매수 수요를 일률적으로 차단하기보다 자금 조달 능력에 따른 격차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자산이나 가족 지원을 동원할 수 있는 수요는 시장에 남는 반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의 진입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구자민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30대의 주택 구매력이 신흥 자산시장 수익에 크게 기대고 있었음이 드러난 셈”이라며 “주택가격 상승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젊은 실수요자들이 대출뿐 아니라 투자수익과 부모 지원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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