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스닥 시장이 20% 넘게 폭락하면서 상장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했지만, 시장 전체의 급락으로 실적과 재무구조에는 문제가 없는 기업들까지 상장폐지 위험에 노출되면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 동안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코스닥 상장사는 모두 30곳에 달했다. 하루 평균 한 곳꼴이다. 특히 코스닥이 급락한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8거래일 동안에만 19개사가 관련 공시를 냈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부터 코스닥 상장유지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보다 높인 데 따른 영향이다. 강화된 기준에 따르면 일정 기간 시가총액이 200억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요건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문제는 최근 사례 상당수가 개별 기업의 부실보다 시장 급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점이다. 코스닥은 지난달 월간 기준 21.4%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손꼽히는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29일 장중에는 63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거래대금 역시 6조1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까지 감소했다.
실제로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제기된 기업 가운데에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거나 자본잠식 등 재무상 문제가 없는 곳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펀더멘털보다는 시장 전반의 급락이 시가총액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행 제도가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규정은 시가총액 미달이 일정 기간 지속될 경우 다른 상장폐지 사유와 달리 별도의 실질심사나 개선기간 없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시장 전체의 급락에 따른 일시적 시가총액 감소인지, 기업 경쟁력 저하에 따른 결과인지를 구분하는 절차가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업 실적과 무관하게 투자심리 악화로 시가총액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업의 영업성과나 재무건전성보다 시장 변동성이 더 크게 작용하는 상황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상장유지 기준 강화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경쟁력을 잃은 부실기업을 적기에 퇴출해야 자본시장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시장 전체가 급락하는 예외적 상황에서는 시가총액 산정기간을 탄력적으로 적용하거나 기업의 자구노력을 함께 평가하는 등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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