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이 다시 시공사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조합이 DL이앤씨와 계약을 해지하고 GS건설로 시공사를 교체하기 위해 연 총회가 법원에서 또 제동이 걸리면서다. 조합은 DL이앤씨와 공사 조건을 다시 협상하거나 절차를 보완해 시공사 교체를 재추진해야 하지만 어느 길을 택해도 착공 일정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지난 5월 30일 열린 임시총회에 직접 출석과 의사정족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임시로 인정하고 계약 해지 통지와 임시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했다.
법원의 판단은 정족수에서 갈렸다. 조합 의사록상 시공사 선정 안건의 직접 출석자는 과반 기준보다 2명 많은 1137명이었지만 법원은 총회 전 이탈자와 실제 불참자, 적법한 위임을 받지 못한 대리인 등 최소 3명을 제외해야 한다고 봤다. 출석자는 1134명으로 줄어 과반에 1명이 모자랐다.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 등 일반 안건도 조합이 인정하지 않은 서면결의 철회서 51장을 반영하면 의사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시공사 선정과 기존 계약 해지 안건이 모두 총회 성립 단계에서 문제가 된 셈이다.
다만 이번 결정이 DL이앤씨와 GS건설이 제시한 공사비나 사업 조건의 우열을 가린 것은 아니다. 공사비와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마감재 등을 둘러싼 갈등의 책임 소재도 판단하지 않았다. 법원은 정족수 문제만으로도 총회 결의가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효력을 정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당분간 법적 시공사 지위는 DL이앤씨에 남게 됐다. GS건설을 신규 시공사로 선정한 결의를 토대로 한 후속 도급계약 절차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시공사 지위가 정리됐다고 해서 공사 조건과 착공 일정까지 종전 상태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조합이 DL이앤씨와 사업을 이어가려면 공사비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 여부 등 기존 갈등을 다시 풀어야 한다. 조합이 두 차례 계약 해지를 추진하면서 양측의 신뢰관계가 훼손된 점도 부담이다. DL이앤씨가 기존에 제시한 공사 조건을 그대로 유지할지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시공사 교체를 계속 추진할 경우에는 총회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조합원 본인 확인과 대리인 위임, 서면결의 철회 처리 등 법원이 문제 삼은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앞선 계약 해지에 이어 두 번째 시공사 교체 결의까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조합 집행부와 총회 운영에 대한 신뢰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조합이 이번 가처분 결정에 항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항고에 나서면 시공사 지위를 둘러싼 법적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 항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DL이앤씨와의 협상이나 시공사 교체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사업 일정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합이 GS건설 제안을 토대로 검토해 온 공사비와 착공 계획도 다시 조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DL이앤씨와 사업을 이어가면 공사 조건을 재협상해야 하고, 시공사 교체를 재추진하면 총회와 후속 계약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
시공사와 공사 조건이 확정되지 않으면 금융 조달과 착공, 조합원 분담금 산정 등 후속 절차도 연쇄적으로 밀릴 수 있다. 사업 기간이 늘어날수록 금융비용과 사업비가 불어나 조합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시공사 지위는 DL이앤씨에 남았지만 상대원2구역의 사업 시계까지 원상 복구된 것은 아니다. 조합이 DL이앤씨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거나 적법한 절차로 시공사 교체를 다시 추진하기 전까지 공사비 확정과 착공 일정의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DL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법원 결정으로 GS건설의 시공사 선정 효력이 정지되고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가 회복됐다”며 “앞으로 침례교회 철거 문제 해결과 조속한 착공을 통해 사업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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