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초저가 생존전략] 과일은 공동구매, 외식은 거지맵 활용....주머니 가벼운 2030 생존법

  • 과일모임부터 거지맵·마감 할인 앱까지

  • 필요한 만큼만 사는 '실속형 짠테크' 확산

  • "물가 상승에 저렴한 선택지 적극 탐색"

A씨가 과일모임을 통해 공동구매한 수박 참가자들은 과일을 공동구매해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구매 비용을 줄이고 있다 사진A씨 제공
A씨가 과일모임을 통해 공동구매한 수박. 참가자들은 과일을 공동구매해 나눠 갖는 방식으로 구매 비용을 줄이고 있다. [사진=A씨 제공]

# 30대 직장인 A씨는 같은 빌라에 사는 또래 이웃 3명과 '과일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제철 과일을 먹고 싶어도 혼자 사기에는 가격과 양이 부담스러워 시작한 소분형 공동구매 모임이다. 참석자들은 각자 밀폐용기를 들고 만나 과일을 함께 구입한 뒤 손질해 똑같이 나눠 갖는다. 최근에는 수박 한 통과 복숭아 한 상자를 공동 구매했다. 수박과 복숭아를 구입하는 데 든 비용은 1인당 7900원. A씨는 "혼자 샀다면 3만원 넘게 들었을 뿐 아니라 남은 과일을 처리하는 것도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과일모임으로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배달음식도 함께 주문해 나눠 먹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2030세대 소비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지출을 극도로 줄이는 '짠테크'를 넘어 공동구매로 비용을 나누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저렴한 식당과 마감 할인 정보를 얻는 실속형 소비가 일상화되는 모습이다.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초저가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 끼 1만원 이하 식당을 지도 형태로 안내하는 '거지맵'이다. 이용자는 1000원부터 1만원까지 원하는 가격대를 설정해 예산에 맞는 식당을 찾을 수 있으며, 직접 알고 있는 초저가 식당을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자가 거지맵에서 가격 필터를 5000원으로 설정해 검색하자 주거지 주변 식당 5곳이 노출됐다. 이 가운데 한 중식당을 찾아가 보니 거지맵 노출 정보와 동일한 '성인 짜장면 5000원, 학생 3000원'이라는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직장인 B씨는 "거지맵을 통해 이 식당을 알게 된 뒤 벌써 여러 번 찾았다"며 "식비를 줄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은 물론이고 동네에 숨은 가성비 맛집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거지맵을 통해 찾은 서울 시내 한 중식당의 가격표 짜장면을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거지맵을 통해 찾은 서울 시내 한 중식당 가격표. 짜장면을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당일 제조해 다 팔지 못한 식품을 할인 판매하는 마감 할인 플랫폼도 고물가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마감히어로'와 '럭키밀'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해당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베이커리와 카페, 음식점 등 마감 상품 꾸러미를 사전 예약할 수 있다. 점포 마감 후 재고 상황에 따라 예약 순서대로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이다. 재고 특성상 제품 구성은 무작위로 정해지지만 정상가 대비 50~6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실제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1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조각케이크와 빵을 샀다" "덕분에 간식비를 크게 절감했다" 등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생활용품 분야에서는 재고와 리퍼브 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대세 채널로 부상했다. 패션·식품·생활용품 등 재고품과 전시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리퍼브 전문 브랜드 '킹콩백화점'은 매장 수가 2023년 22개에서 지난해 27개로 늘었고, 같은 기간 매출은 250억원에서 450억원으로 80% 증가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과거와 달리 관련 플랫폼과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초저가 정보를 훨씬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물가 상승으로 실질 소득은 줄어든 반면 기존 생활수준은 유지해야 하다 보니 저렴한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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