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영 교육감 "비정상의 정상화 시작한다"...평가 자율성 높이고 중단된 노사대화 재개

  • 오는 8월부터 초등 성취기준 평가비율 없애고 수업·평가에 교사 전문성 반영

  • 전교조와 2023년 단체교섭 다시 시작...노사관계 정상화 공동선언 추진

사진강원도교육청
[사진=강원도교육청]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이 초등학교의 획일적인 평가 기준을 폐지하고 중단됐던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재개하는 한편 급증한 학교 시설사업과 유치원 전자칠판 보급계획을 재검토하는 강원교육 정상화에 착수한다.

2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강삼영 교육감은 이날 불합리한 규제와 관행을 바로잡고 교육의 본질과 학교 현장의 상식을 회복하기 위한 첫 조치로 평가·노사관계·시설사업·유아교육 예산 등 4개 분야의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첫 번째 과제는 학교와 교사의 평가 자율성을 제약하고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초등학교 성취기준 70% 의무평가 제도를 오는 8월부터 폐지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교과별 전체 성취기준 가운데 일정 비율 이상을 평가계획에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학교가 교육과정과 학생의 수준·수업 내용 등을 고려해 평가 범위와 방법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된다.

도교육청은 의무평가 비율을 없애더라도 특정 영역이나 성취기준에 평가가 편중되지 않도록 교과 영역별 내용을 균형 있게 반영한 평가계획을 학교별로 수립하도록 할 방침이다.

평가 이후에는 점수와 결과를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고 학생이 이해하지 못했거나 수행 과정에서 어려움을 보인 내용을 파악해 보충지도와 개별 피드백으로 연결하는 성장지원 기능을 강화한다.

도교육청은 이를 통해 교사가 정해진 평가 횟수와 비율을 채우기 위해 수업과 무관한 평가를 추가하는 관행을 줄이고, 교육과정과 수업·평가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학교 운영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두 번째 정상화 과제로는 그동안 중단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와의 2023년 단체교섭을 재개하고, 노사관계 정상화를 위한 공동선언을 추진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단체교섭 재개를 계기로 노사가 교육정책과 근무환경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대립이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공식적인 대화와 협의를 통해 조정하는 관계를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세 번째 과제는 최근 수년간 크게 늘어난 교육시설사업 예산을 원점에서 점검하고, 사업 필요성과 학생 수 변화·재정 여건·시급성 등을 기준으로 투자 순서를 다시 정하는 것이다.

강원교육청이 밝힌 시설사업 예산은 2022년 4320억원에서 올해 7770억원으로 약 80% 증가했으며 교육재정 여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계획된 사업을 모두 기존 일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적절한지 재검토하기로 했다.

도교육청은 앞서 개축 대상에 선정된 학교 25곳 가운데 착공을 앞둔 6개 학교의 사업을 우선 보류하고, 향후 교육혁신 선도지역 선정 결과와 학교별 학생 수·시설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재추진 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개축 보류가 학교 시설 개선사업 전체의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학생 안전과 직결된 긴급 보수나 노후시설 개선은 우선순위를 유지하면서 대규모 사업의 타당성과 추진 시기만 다시 살필 예정이다.

강원교육청은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보통교부금이 전년 확정교부액보다 1441억원 줄어드는 등 세입 여건은 악화했지만 인건비와 교육정책·시설 분야의 지출 수요는 늘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시설사업 수요 역시 노후 학교의 개축과 실내체육시설, 특수교육원·유아놀이체험장 등으로 확대됐지만 교육재정의 주요 재원이 잇따라 종료될 예정이어서 중장기적인 투자 조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네 번째 과제는 유아교육의 발달단계와 교육 효과를 고려해 공립·사립유치원에 보급할 예정이던 전자칠판 94대, 약 4억원 규모의 지원사업을 취소하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해당 예산을 유아가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또래·교사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놀이·체험 중심 교구비로 전환해 유치원의 실제 교육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 수준의 누리과정은 유아의 흥미와 관심, 자율적인 놀이와 교사·친구 사이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하고 있어 이번 예산 조정도 이러한 방향을 반영한 것으로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앞서, 강원특별자치도의회는 올해 교육청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전자칠판과 정보화기기·시설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 절차와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강삼영 교육감은 "강원교육은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하게 풀고 닫혀 있던 대화의 문은 다시 열며 한정된 예산은 학생과 학교에 가장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초등 평가 지침 개정과 노사 공동선언·단체교섭 일정을 구체화하고, 보류된 개축사업과 유치원 교구비 전환계획은 학교별 여건과 재정 상황을 검토해 후속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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