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도 석화 구조조정 본격화…에틸렌 139만t 감축·정부 7000억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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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인 여수에서도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된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과 등의 사업을 통합해 신설법인을 세우고 연간 139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한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약 8000억원의 자구노력에 나서고, 정부도 금융·세제·연구개발(R&D) 등에 7000억원 이상을 지원한다.

산업통상부는 여천NCC·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DL케미칼 등 4개사가 제출한 '여수 1호 석유화학 사업재편 프로젝트'를 지난 20일 승인하고 22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 보고했다. 지난 2월 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롯데케미칼이 참여한 대산 1호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로 승인된 석유화학 사업재편 사례다.

이번 사업재편의 핵심은 여수 지역에 흩어진 기초소재와 다운스트림 사업을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의 나프타분해시설(NCC)과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보유한 PE와 접착·도료용 수지 등 다운스트림 사업을 현물출자한다. 이를 여천NCC와 통합해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사업재편 기간인 향후 3년 동안에는 여천NCC가 보유한 에틸렌 생산설비 2곳의 가동을 중단한다. 감축되는 생산능력은 연간 139만t 규모다. 저부가 범용제품 생산설비도 함께 가동을 멈추고 나머지 설비의 가동률을 높여 생산 효율성과 수익성을 개선한다.

기업들은 총 8000억원가량의 자구노력과 투자에 나선다. 여천NCC의 주주사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한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배관·인프라 구축과 고부가 제품 전환 등 사업재편 이행을 위해서는 2532억원을 투입한다.
여수 1호 석화 사업재편 사진산업통상부
여수 1호 석화 사업재편. [사진=산업통상부]
정부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7000억원 이상의 지원 패키지를 가동한다. 채권금융기관은 설비 통합과 고부가 제품 전환 등을 위해 45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과 협약채무 상환유예를 지원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입보험료를 최대 30% 할인하고 보증한도를 최대 2배 우대하는 등 2000억원 규모의 수입보험 지원을 확대한다.

기업 분할·합병과 자산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인세와 지방세 부담도 줄인다. 자산 매각 시 과세이연 기간을 확대하고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를 높이는 한편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최대 100% 감면한다.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도 무관세를 적용한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 재직자 전환훈련도 지원한다.

사업재편승인기업에서 수요를 제출한 R&D 과제 중 중장기 필수 유망 과제 3개는 올해부터 지원에 나선다. 또 중장기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한 대규모 R&D 사업도 추진하고,기업들의 고부가·친환경 분야 신규투자를 유도한다.

정부는 사업재편을 통해 공급과잉을 완화하고 생산 효율성 및 수익성을 재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설법인은 의료용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의료·식품·위생용 점접착제에 사용되는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고부가·친환경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통합 운영과 자구노력이 이행되면 적자를 기록해온 영업이익이 사업재편 기간 이후 흑자로 전환되고 부채비율도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의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석유화학 공급망 안정화와 고부가·친환경 전환, 지역경제·고용 지원 등을 담은 화학산업 종합대책도 올해 하반기 중 마련한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선제적·자율적 구조개편이라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길은 산업정책 차원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사업재편 프로젝트를 끝까지 추진한 모든 기업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사업재편계획이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도 책임감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임승차 없이 모든 산단이 참여하는 사업재편이 필요하다"며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하게 추진해 우리 석유화학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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