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엔저에 "日, 이제 환시 개입 예고 안한다…기습 개입 추진"

  • 투기적 엔화 매도 세력 겨냥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 거래 회사 사무실 모니터에서 엔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의 한 외환 거래 회사 사무실 모니터에서 엔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엔화 가치가 4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일본 정부가 앞으로는 예고 없이 기습 환시 개입을 단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일 보도했다. 이는 환시 개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특히 투기 세력을 겨냥한 조치라는 관측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실제 환시 개입에 앞서 구두 개입을 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예고 없는 기습적 개입을 통해 투기적 엔 포지션을 대거 청산하는 식의 조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관리들은 당국이 개입에 나설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 환율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예전에 비해 한층 강경해진 외환시장 접근 방식으로, 엔 환율이 특정 수준을 넘었을 때보다는 투기적 엔화 매도 포지션이 누적됐을 때 갑작스럽게 환시 개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일본 당국의 환시 개입 시, 투기적 엔화 매도 세력들이 대처할 시간도 없어질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환시 개입의 타이밍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개입의 목적은 투기 세력들에게 강한 타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필요하다면 당국이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시 개입을 결정하는 기준은 "엔화 수준이 아니다"라며 엔화 가치의 과도한 하락 방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엔화 가치가 연일 약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이번 주 엔 환율은 1986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2엔을 넘어선 상태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지난 4월말과 5월초에 사상 최대 규모인 720억 달러(약 112조원) 규모의 달러 매도/엔화 매수 환시 개입을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엔화 매도세가 좀처럼 약화되지 않은 가운데 향후 환시 정책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던 상태이다.

이에 지난달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BOJ) 부총재를 비롯한 BOJ 위원들은 엔화 약세가 수입 물가 상승 및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강경한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이날(2일) 발표되는 미국의 6월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 이후 개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의 6월 비농업 고용자 수 예상치는 11만4000명 증가로, 전월치(17만2000명 증가)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 고용지표가 이같이 나올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약화됨과 동시에 최근의 달러화 강세 및 엔화 약세도 주춤하면서 개입 필요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케빈 워시 연준의장은 전날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이 완화됐다고 언급한 가운데, 연준의 향후 금리 전망을 측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25BP(1BP=0.01%) 인상 가능성은 전날 33.1%에서 현재 29.4%로 낮아진 상태이다.

네덜란드 투자은행 ING는 단기적 관점에서 볼 때 2일 미국 고용보고서 발표 등을 앞두고 일본 당국이 환시 개입을 보류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미국 금융시장이 독립기념일을 맞아 휴장하는 4일이 개입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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