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국인 불법행위"…외국인 정책 재정비 나선 일본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출범 이후 외국인 정책 강화를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열린 외국인 정책 관계각료회의에서 "일부 외국인의 불법 행위 등으로 국민이 불안과 불공정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며 외국인 관련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체류 외국인 관리 방안과 건강보험 제도 이용 실태, 부동산 취득 현황, 오버투어리즘 문제 등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후생노동성은 외국인의 국민건강보험료 미납 방지 대책을 검토하고 있으며, 국토교통성도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 실태 파악에 나섰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일본 사회에서 외국인 증가를 둘러싼 논쟁이 확대된 것과 맞물려 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의 건강보험 이용, 부동산 매입, 관광객 증가에 따른 생활 불편 문제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관련 대책 마련 요구가 제기돼 왔다.
특정기능 5만명 상한…외식업 신규 신청 중단
외국인 정책 재검토와 함께 일본 정부는 특정기능 제도도 손질하고 있다.
특정기능 비자는 일본 정부가 2019년 도입한 외국인 취업 제도로, 인력 부족이 심각한 업종에 외국인 노동자를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정기능 1호는 최장 5년간 취업이 가능하며 외식업과 건설업, 숙박업, 농업, 요양보호업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특정기능 2호는 숙련 인력을 대상으로 하며 가족 동반과 장기 체류가 가능하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특정기능 1호에 대해 분야별 수용 상한을 두고 있으며, 외식업 분야 상한은 5만명으로 설정했다.
외식업 분야 특정기능 1호 외국인 노동자는 올해 2월 말 기준 약 4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상한선 도달이 임박했다고 판단해 지난 4월부터 외식업 분야 신규 신청 접수를 원칙적으로 중단했다.
농림수산성은 외식업 종사자 약 400만명 가운데 특정기능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2년간 외식업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90% 이상이 특정기능 인력으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는 향후 2028년도 중 특정기능 제도의 새로운 수용 규모를 검토할 계획이다.
외국인 규제와 노동력 부족 사이…커지는 일본의 딜레마
지난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특정기능 비자 신규 수용이 중단된 이후 약 2개월 반 동안 특정기능 인력을 찾는 구인 건수는 2.1배 증가했다.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금도 상승했다. 닛케이는 특정기능 인력 채용 시 제시되는 평균 연봉이 334만엔(약 3168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두 달 전보다 약 16만엔(약 151만원) 오른 수준이라고 전했다.
채용업계 관계자는 닛케이에 "대기업과 대도시 외식업체들이 더 높은 조건을 제시하며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방에서 근무하던 특정기능 인력이 대도시로 이동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기능 인력은 단순 서빙 업무뿐 아니라 식재료 발주와 매장 운영, 인력 관리 등 외식업 현장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외국인 노동자 신규 유입이 줄어들자 업계 내 인력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일본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리 강화와 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외식업 취업자 증가분의 대부분을 특정기능 인력이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본의 노동력 부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온 셈이다.
외식업이 가장 먼저 상한선에 도달했지만 건설업과 요양보호업 등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높은 업종들도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외국인 체류 관리 강화와 노동력 확보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조율할지가 향후 외국인 정책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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