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선 탄 K-반도체] 광주? 새만금? 무안?···입지·시기·규모 '개봉박두'

  • '대통령-재계 총수 간담회' 앞두고 막판 검토

  • AI 인프라 vs 물류 수출 기지 vs RE100 최적지 '각축전'

  • 삼전닉스, 각각 '19조+α' 대규모 투자 규모 기대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호남 투자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구체적인 입지와 시기, 규모 등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달 말 열리는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간담회를 앞두고 양사는 정부의 지역 균형 발전 요구에 부응할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놓고 막바지 조율에 나선 모습이다.

17일 관계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호남권을 겨냥한 지방 반도체 투자 카드를 놓고 최종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8월 시행되는 반도체특별법이 '지역 균형 발전'을 클러스터 지정 요건으로 명시함에 따라 인프라 비용 지원과 취득세 감면 등 정책적 혜택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행보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유력 후보지로는 광주 첨단3지구와 전북 새만금, 전남 무안·해남 일대로 압축된다. 광주 북구와 장성군 일대에 조성 중인 첨단3지구는 인공지능(AI) 기반 산업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보유해 연구개발(R&D) 연계가 수월하다는 강점이 있다. 호남고속도로, 국도 13호선, 빛고을대로 등 사통팔달 교통망을 갖춰 반도체 물류 이동에 최적지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특히 삼성전자는 광주 첨단3지구 카드를 유력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 플랙트그룹 인수 당시 국내 생산라인 구축 후보지로 광주를 지목한 것이 발판이 됐다. 여기에 반도체 투자까지 얹어 호남권 핵심 산업 생태계를 하나로 묶는 집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새만금은 저렴한 대규모 부지와 전력망을 무기로 현대차에 이어 반도체 기지 확보를 노린다. 필수 인프라인 대량 용수 공급 체계가 이미 갖춰진 데다 신항만·신공항 등 물류망이 동시다발로 구축되고 있어 글로벌 수출 기지로서 경쟁력이 높다. 해남과 무안은 5.4GW 규모 태양광 집적화단지를 확보한 만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요구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조건을 충족할 최적지로 꼽힌다.

투자 대상으로는 반도체 최종 공정인 '첨단 패키징' 라인이 최우선 순위로 꼽힌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성능을 좌우할 후공정의 중요성이 커진 데다 이미 글로벌 후공정 기업 앰코테크놀로지가 광주에 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남부권 혁신벨트' 내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도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

총투자 규모는 양사 각각 최소 19조원 이상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첨단 패키징 확장에만 수조 원이 책정됐고, 지난 4월 착공한 SK하이닉스 청주 P&T7 신설에는 초기 예산만 19조원을 배정했다. 기존 거점에 대한 투자 스케일을 감안할 때 호남권 인프라 구축에는 이를 훨씬 웃도는 대규모 재원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이번 투자 계획을 두고 일각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용인과 평택 등 수도권 남부에 수백조 원 규모의 메가 클러스터 구축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당장 호남권으로 추가 투자 드라이브를 걸면 기존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와 지리적으로 분산돼 유기적인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번 투자는 기업과 지역 모두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도권의 핵심 전공정 라인을 흔들지 않으면서도 정부의 균형 발전 기조에 발을 맞출 수 있어서다. 여기에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저렴한 부지까지 전폭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어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실속을 차리는 일거양득의 묘수가 될 수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대기업의 앵커 투자도 중요하지만 이에 발맞춘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들의 동반 입주가 필수적"이라며 "지역 대학을 거점으로 한 맞춤형 인재 양성과 정부의 전폭적인 인프라 지원이 삼박자를 이뤄야 실질적인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