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규모가 2년 연속 400억원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증사고 회수 실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과 2025년 미성년 임대인 관련 보증사고 회수율은 2년 연속 0%를 기록했다. 미성년자 명의 뒤에서 실제 계약과 자금 운용을 주도한 법정대리인의 이력을 공개하는 방안이 추진되지만, 실효성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 등 11인은 전날 미성년 임대인의 법정대리인을 상습채무불이행자 공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주택도시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미성년자가 임대인인 경우 법정대리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현황과 보증사고 이력, 최근 3년간 구상채무 이행 여부를 임차인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상습채무불이행자 공개 대상에도 법정대리인을 포함해 미성년자 명의를 활용한 반복적 보증사고를 막겠다는 취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미성년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금액은 2021년 395억원에서 2022년 508억원, 2023년 513억원으로 늘었다. 이후 2024년 425억원, 지난해 407억원으로 줄었지만 2년 연속 400억원대를 유지했다.
보증사고 금액은 2019년 3억원에서 2024년 34억원까지 늘었다. 2025년에는 13억원으로 줄었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많다. 회수율은 2021년 32%였지만 2024년과 2025년에는 2년 연속 0%였다. 최근 5년간 대위변제액 59억원 중 약 45억원이 미회수 상태다.
문제는 책임 귀속 구조다. 현행법상 미성년 임대인의 부모 등 법정대리인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때 연대보증인으로 등재되지 않는다. 보증사고가 발생해도 HUG가 법정대리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거나 재산을 조사하기 어렵고, 상습채무불이행자 명단 공개 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실제 피해 사례도 있다. 2015년생 10세 아동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공항동, 양천구 신월동, 동작구 상도동 일대 다세대주택을 취득해 임대 사업을 벌이다 보증금 13억5000만원 중 9억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전북 지역에서는 8세 아동이 주택 7호의 전세보증금 9억2100만원 중 2억9600만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법정대리인 이력 공개는 임차인이 미성년 임대인과 계약할 때 보증사고 이력과 구상채무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보증 가입 자체를 막지 않으면서도 위험 물건을 사전에 피할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다만 정보 공개만으로 충분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법정대리인의 채무 이력이 공개되더라도 임차인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거나 선택지가 제한된 경우 위험 물건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공개 대상과 제공 방식, 고지 절차가 구체적으로 설계돼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보 공개를 넘어 부모 등 법정대리인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연대보증을 의무화하면 법정대리인의 사전 동의가 필요해 임차인의 보증 가입 자체가 막히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HUG도 법정대리인 책임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연대보증 의무화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HUG 관계자는 “연대보증과 달리 정보 공개 방식은 임차인의 보증 가입을 제약하지 않으면서도 미성년 임대인과 계약할 때 부모의 채무 이력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다”며 “임차인이 문제 있는 물건을 스스로 피할 수 있게 하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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