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한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최근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주요 상품들이 양호한 성과를 거뒀음에도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성장주로 눈을 돌리면서 자금 유출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ETF체크에 따르면 국내 대표 고배당 ETF인 SOL 코리아고배당, PLUS 고배당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ACE 고배당주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35.85%, 30.27%, 29.92%, 36.29%를 기록했다.
배당 투자 상품으로는 준수한 성과지만 같은 기간 국내 증시 상승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코스피는 올해 초 4309.63에서 전날 기준 8545.98로 올라 연초 이후 98.3% 상승했다. AI·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관련 종목이 증시 상승을 주도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 투자 매력은 약화됐다는 분석이다.
고배당 ETF 시장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PLUS 고배당주의 순자산은 2조5129억원으로 국내 고배당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SOL 코리아고배당 5944억원,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3947억원, ACE 고배당주 569억원 순이다. 주요 4개 고배당 ETF의 순자산 규모는 총 3조558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자금 흐름은 정반대다. 주요 고배당 ETF 4종의 최근 1개월 순유출 규모는 총 2839억원으로 집계됐다. PLUS 고배당주에서 1413억원이 빠져나갔고 SOL 코리아고배당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에서도 각각 692억원, 673억원이 유출됐다. ACE 고배당주 역시 61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3개월 기준으로도 유출세는 이어졌다.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는 1120억원 순유출을 기록했고 SOL 코리아고배당(-292억원), PLUS 고배당주(-122억원), ACE 고배당주(-78억원)도 모두 순유출을 나타냈다.
고배당 ETF의 편입 종목 구성이 최근 시장 주도주와 차이를 보인 점도 자금 이탈 배경으로 꼽힌다. 주요 고배당 ETF는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주와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주, 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 보험주 비중이 높다. 반면 올해 증시는 AI·반도체 관련 종목이 상승세를 주도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반기 전체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 SOL 코리아고배당에는 2501억원, PLUS 고배당주에는 2464억원, ACE 고배당주에는 363억원이 각각 순유입됐다. 연초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과 기업 밸류업 정책 기대감으로 유입됐던 자금이 최근 들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배당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SOL 코리아고배당의 분배율은 3.61%, PLUS 고배당주 3.56%,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3.71%를 기록했다. ACE 고배당주의 분배율은 1.69%다. 업계에서는 성장주 중심 장세가 진정되거나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제공하는 고배당 ETF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밸류업 정책 기대감으로 고배당 ETF에 자금이 유입됐지만 최근에는 AI 중심 장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자금이 성장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배당주 투자 수요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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