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회복 소비쿠폰, 성장률 0.12% 제고 효과… 단기 마중물 역할"

  • 한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

  • "차등 지원 방식·사용처 설계 정밀화 필요"

서울 시내의 한 가게에 붙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가게에 붙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전 국민에게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을 약 0.12% 높이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10일 'BOK 이슈노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총 13조5220억원이 지급됐으며, 지급액의 약 70%는 신용카드, 나머지는 지역사랑상품권과 선불카드로 제공됐다. 사용 마감일인 지난해 11월 30일 기준으로 신용카드로 지급된 금액의 99.8%가 실제 소비에 활용됐다.

한은은 6개 신용카드사의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비쿠폰 사용처 1곳당 월평균 매출액이 비사용처 대비 2.91%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국 합산 기준으로 약 2조8000억원의 추가 매출 증대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재정투입액(신용카드 기준 9조1000억원) 대비 약 30.9%에 해당한다.

효과의 지속 기간은 짧았다. 1차 지급은 2개월, 2차 지급은 1개월 이내에 효과가 거의 소멸됐다. 한은은 이를 두고 소비쿠폰이 민생경제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단기 처방으로서 유효한 정책 수단임을 확인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재정 투입액 대비 추가 매출 증대 효과가 30% 수준에 그쳐 정책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하정석 한은 조사국 과장은 "특정 정책의 효율성 여부를 단정하기보다, 정부가 재정정책을 할 때 경기 여건에 따라 적합한 수단을 판단할 문제"라며 "다만 단기적으로라도 효과가 관측됐기 때문에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점은 관측됐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에서 효과가 가장 두드러졌다. 수도권의 통합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던 반면, 비수도권은 6.37%의 매출 증대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소비 창출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지역에서 쿠폰 정책이 더 큰 경기 진작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잡화점, 대중음식점, 여가·레저 순으로 효과가 컸으며 반면 학원과 병·의원은 오히려 사용처의 매출이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가계의 소비 진작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소비쿠폰의 한계소비성향(MPC)이 0.20으로 추정됐다. 쿠폰 사용액의 20%가 기존에 없던 신규 소비를 유발했다는 의미다.

소득이 낮을수록 MPC가 높게 나타나 소득 하위 20%(1분위)의 경우 0.25를 기록한 반면, 상위 20%(5분위)는 0.17에 그쳤다. 이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차등 지원이 소비 진작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1·2차 지급 간 비교에서는 1차(MPC 0.21)가 2차(0.18)를 소폭 웃돌았다. 한은은 1인당 지급액이 1차(15~55만원)에 비해 2차(10만원)에서 줄어들면서 정책의 체감도가 약화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한은은 향후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경우 정책 시점과 차등지원 방식, 사용처 설계를 더욱 정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연관효과가 높은 음식점(영향력 계수 1.18) 등 업종을 중심으로 사용을 유도하면 경제 전체 파급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재정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 회복력을 갖출 수 있도록 생산성 향상과 중장기 구조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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