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입 8개월만에 유명무실…존폐기로에 선 금투협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

 
금융투자협회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야심 차게 추진한 '공모펀드 증시 직상장' 제도가 도입 8개월여 만에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관심 부족과 제도적 한계에 더해 완전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도입까지 예고되면서 존속 여부도 불투명해졌다는 평가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현재 공모펀드 직상장과 관련해 자산운용사들과 별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다수 운용사와 상장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최근 들어 관련 문의나 협의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이 제도는 투자자가 일반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공모펀드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ETF보다 적극적인 운용 전략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수단을 제공하고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됐다. 금융당국은 혁신금융서비스(샌드박스) 형태로 제도를 승인했고 지난해 10월 27일부터 공모펀드 직상장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시행 이후 시장 반응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도입 당시부터 높은 기준으로 많은 운용사들이 상장을 포기했고 투자자 관심도 제한적이었다. '유진챔피언중단기크레딧X클래스'의 상장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3950만원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상장 초기에는 일부 거래가 이뤄졌지만 최근 10거래일 가운데 5거래일은 거래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대신 KOSPI200인덱스X클래스' 상황도 비슷하다. 상장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2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 관심 부족으로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면서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가 기대했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상반기 도입을 추진 중인 '완전 액티브 ETF'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완전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벤치마크)와 관계없이 운용사가 포트폴리오를 100%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동안 공모펀드 직상장이 노렸던 액티브 투자 수요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완전 액티브 ETF가 사실상 대체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공모펀드 직상장 관련 논의가 없는 상태”라며 "완전 액티브 ETF 등 이슈 등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현 상황이 이어지면 공모펀드 직상장이 시범사업 성격의 샌드박스 기간을 넘기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운영되는 만큼 실증 기간 2년 이후 성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못하면 제도 연장이나 정식 제도화가 어려울 수 있어서다. 
 
공모펀드 직상장은 서유석 전 금융투자협회장이 재임 시절 역점적으로 추진한 사업이다. 일각에서는 시장 흥행 실패 외에도 새 협회 집행부 출범 이후 전임 회장 시절 추진된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가 낮아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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