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디지털 경제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국제조세의 세계가 급변하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국경 없는 거래와 글로벌 플랫폼 경제, 그리고 AI 기반 디지털 비즈니스의 폭발적 확산 속에서 세계 각국은 조세 주권을 지키기 위한 새로운 전쟁에 들어갔다.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국제 공조는 더욱 촘촘해졌고, 기업들은 합법적 절세와 규제 대응 사이에서 복잡한 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최근 『국제조세론』 전면개정판을 펴냈다. 2021년 초판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개정판이다.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한 권으로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최근 『국제조세론』 전면개정판을 펴냈다. 2021년 초판 이후 약 5년 만에 선보이는 개정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저자의 독보적인 현장 경험에 있다. 김 전 청장은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주OECD대표부 세무주재관,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 국제조세 행정의 핵심 현장을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
쉽게 말해, 글로벌 기업 세무조사를 기획하고 집행했던 당사자가 직접 국제조세의 원리와 대응 전략을 정리한 셈이다. “어떻게 과세하는가”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까지 함께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이론서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개정판은 단순한 법령 해설서를 넘어선다. AI와 디지털 경제 시대의 국제조세 체계 개혁인 BEPS 2.0, 글로벌최저한세(Global Minimum Tax), 역외탈세 대응 등 최근 국제조세 분야의 핵심 이슈들을 폭넓게 담아냈다.
특히 조세조약 남용 문제와 수익적 소유자(BO), 주요목적기준(PPT) 등에 대해 OECD 기준과 국제 판례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국제조세 실무 현장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쟁점들을 실제 사례와 함께 정리함으로써 실무 활용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국제조세 분야는 원래 난해한 전문 영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책은 190여 개에 이르는 거래 흐름도와 사례, OECD·UN 모델조세협약 주석의 정확한 출처 표시 등을 통해 독자 친화적 구성을 시도했다. 복잡한 조세조약 구조와 국제거래 흐름을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도 특징이다.
특히 책은 국제조세를 단순한 세법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질서와 국가 간 조세 주권 경쟁이라는 더 큰 틀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늘날 AI 기반 플랫폼 경제와 디지털 서비스는 물리적 국경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서버는 한 나라에 두고, 데이터는 다른 나라에서 관리하며, 소비는 제3국에서 이뤄지는 구조를 만든다. 과거 제조업 중심 조세체계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결과 세계 각국은 새로운 과세 논리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OECD 중심의 글로벌최저한세 논의 역시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국제 공조의 산물이다. 동시에 기업 입장에서는 각국 규제가 충돌하는 가운데 보다 정교한 국제조세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다. 납세자와 과세당국의 시각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균형감 있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실무자 입장에서는 ‘국제조세 전장의 지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개정판에서 저자는 이전가격 과세 분야를 별도로 분권화했다. 조만간 보다 심화된 이전가격 전문서가 추가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밝혀 국제조세 실무가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조세론』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1편 ‘국제조세 일반론’에서는 국제조세의 의의와 국제적 조세회피, 국제조세행정, 국제거래 세무조사, 과세권의 국제적 배분 등을 다룬다.
제2편 ‘조세조약론’은 조세조약의 해석방법과 거주자 판정, 조세조약 남용, 수익적 소유자, 고정사업장, 이중과세 방지, 상호합의절차, 조세정보교환 등을 총망라한다.
제3편 ‘국내원천소득론’은 비거주자와 외국법인의 사업소득, 투자소득, 인적용역소득 등에 대한 과세 이슈를 국내외 판례 중심으로 설명한다.
제4편 ‘국제적 조세회피 방지’에서는 일반 남용방지규정(GAAR), 특정 남용방지규정(SAARs), 과소자본 규정, CFC 규정, 혼성불일치거래 대응규정 등을 사례 중심으로 소개하며, 최근의 BEPS 2.0과 글로벌최저한세, AI 시대 국제조세 이슈까지 폭넓게 다룬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세무 실무서를 넘어, AI·디지털 경제 시대의 글로벌 경제질서를 이해하는 하나의 전략서에 가깝다.
오늘날 자본과 데이터, 플랫폼과 AI는 국경을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과세권은 여전히 국가 단위에 머물러 있다.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조정, 그리고 국제 공조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도 국가도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국제조세론』은 기업 국제조세 담당자뿐 아니라 국세청 조사국 직원, 회계·세무 전문가, 법조인, 정책 담당자들에게까지 중요한 참고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절세 기술이나 과세 대응 매뉴얼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국제조세는 결국 세계 경제 질서와 국가의 미래 전략, 그리고 글로벌 자본주의의 윤리 문제와도 연결된다. AI와 디지털 경제가 인간의 삶 자체를 바꾸고 있는 오늘날, 국제조세는 더 이상 세무 전문가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복잡해지는 글로벌 세금 전쟁 속에서 『국제조세론』은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정교한 나침반 같은 책으로 읽힌다. AI 시대의 국제경제 질서를 이해하려는 독자들에게, 그리고 글로벌 시장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기업과 정책 담당자들에게 이 책은 오랫동안 책상 위에 남아 있을 만한 필독서로 주목받고 있다.
■ 김명준는 누구인가
김명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한국 국제조세 행정과 조사 분야를 대표하는 정통 세무관료 출신 전문가다.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후 약 30여 년 동안 국세청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치며 국제조세와 세무조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는 특히 국제조세와 국제거래 조사 분야에서 독보적 경력을 인정받아 왔다. 주OECD대표부 세무주재관으로 활동하며 글로벌 조세 환경 변화와 OECD 국제조세 기준 논의에 직접 참여했고, 이후 서울지방국세청 국제거래조사국장과 국세청 조사국장을 역임하면서 다국적기업과 국제거래에 대한 세무조사를 총괄했다.
이어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올라 대한민국 조세행정의 최일선에서 국제조세 정책과 조사 업무를 이끌었다. 현장 경험과 정책 경험을 동시에 갖춘 드문 국제조세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공직 퇴임 이후에도 그는 연구와 강의를 지속하며 학문적 영역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에서 국제조세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제조세와 BEPS(세원잠식 및 소득이전) 문제, 조세조약 해석, 실질과세원칙 등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특히 최근 발표한 「국제적 B2B 용역거래의 부가가치세 납세의무」 논문은 국제 디지털 거래와 부가가치세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연구로 평가받아, 한국국제조세협회가 수여하는 2025년 국제조세 학술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겸 국제조세·투자센터장으로 활동하며 국내외 기업과 투자기관을 대상으로 국제조세 자문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김 전 청장은 단순한 세무 행정가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AI와 디지털 경제 시대에 국제조세가 단순한 세법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과 글로벌 경제 질서의 핵심 의제가 되고 있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 온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국제조세론』은 단순한 실무 해설서를 넘어, 한 평생 국제조세 현장을 걸어온 전문가가 남긴 집대성에 가까운 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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