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물 국채금리 2007년 이후 최고…이란 전쟁·재정적자 우려 겹쳐"

  • 이란발 에너지 가격 상승에 인플레 우려 확대…연준 연내 금리 인상 전망 부각

  • 美재정적자 올해 1.95조달러·2027년 2조달러 전망…장기국채 보상 요구 커져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연합뉴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미국의 재정적자 우려가 맞물리면서 미 국채금리가 연일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한때 7bp(1bp=0.01%포인트) 오른 5.20%까지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국채금리도 한때 10bp 오른 4.69%를 기록하며 2025년 초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최근 몇 주간 전 세계 국채금리가 급등한 배경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재정적자 확대를 꼽았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부각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더욱 늘어난 재정적자는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보유에 더 높은 보상을 요구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즈 템플턴 모닝스타 선임 상품 매니저는 "채권시장은 더 오래 높은 금리가 유지되는 정책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으며, 이는 듀레이션 민감도가 가장 큰 장기물 구간에서 가장 뚜렷하다"고 말했다. 듀레이션 민감도는 금리 변화에 대한 채권 가격의 민감도를 말한다. 그는 연준 정책 불확실성과 에너지발 비용 압박, 국채 발행 증가가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미 국채 프라이머리딜러들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9월 종료되는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는 1조9500억 달러(약 2947조원)에 달하고, 2027년에는 2조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로라 쿠퍼 누빈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금리는 단순히 인플레이션 변동성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점점 더 부각되는 재정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현재 금리 수준에서 채권시장이 추가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정부 지출을 흡수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높은 금리가 지속될 경우 그동안 견조한 흐름을 보여온 미국 경제가 둔화하고, 주택 구매자와 기업의 차입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이미 국채 발행을 단기물 중심으로 조정해온 미국 당국이 정책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C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30년물 주택담보금리는 6.75%에 달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번 채권 매도세는 이날 유가가 소폭 하락한 가운데 나타났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유가 급등이나 특정한 단일 촉매가 없었음에도 매도세가 이어졌다며, 투자자들이 부채 가격을 다시 평가하는 가운데 시장 전반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채권시장 불안은 주식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부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는 장 마감 무렵 약 1% 하락했고, 사흘간 낙폭은 4%로 확대됐다. S&P500지수와 나스닥100지수도 동반 하락했다.

이언 링건 BMO캐피털마켓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는 "미국 주식이 현재의 국채 약세 흐름을 견뎌낼 수 있는지가 채권 매도세의 진짜 시험대"라며 "30년물 금리가 앞으로 몇 주 안에 5.25%에 도달할 경우 주식 밸류에이션에서 더 지속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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